▲ 황호관 목사
오는 16일이 재민이 첫돌이란다. 그래서 외할머니인 내 아내가 미국으로 갔다. 간간이 보내오는 사진으로만 보던 외손자의 재롱을 보다가 품에 안으니 그렇게 좋단다. 전화기 저   넘어서 들리는 아내의 목소리가 흥분으로 들떠있음을 느끼면서, 모처럼 행복해 하는 아내가 참으로 좋아 보였다. 첫돌이라! 참으로 대견한 일이 아닌가? 철없어 보이고 한 없이 어렵게만 느껴지던 딸이 시집가기 전날 품에 꼬옥 안긴 딸도 울고, 마지막 안아보는 나 아빠도 펑펑 울면서 축복했는데 그 어린 딸이 복중에 새 생명을 잉태했다는 말을 듣고는 얼떨떨했다. 내가 결혼하여 첫 아기를 가졌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조심스럽게 태교를 하며 일 년 가까운 세월을 먹은 다음에 재민이 녀석을 품에 안은 것이다. 멀리 있어서 가보지는 못하지만 아빠를 위하여 선심을 쓰는 배려로 150여 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받았다. 그러고서 첫 돌을 맞게 된 것이다. 점점 자라는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귀한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찌 알랴!

외 손주의 첫돌잔치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소중한 말벗이자 글벗인 <기독교한국신문>의 첫돌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기독교 언론의 기자로 외길을 걸은 유 국장(평상시에 부르는 대로 이렇게 부른다.) 이 신문을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털어 놓았을 때 말리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다. 왜냐하면 기독교신문의 특성상 교단 배경 없이 신문을 만든다는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러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잘하는 일이요, 잘 생각했다고 지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우선 기독교계의 기자로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꽃 피울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와 기대가 있어서요, 털털한 외모와 걸맞게 그는 친화력이 있어서 실력 있는 필진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또한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자라난 토양이 좀은 개방적이어서 상대적으로 편견이 덜한 한국기독교장로회라는 점도 신문을 만들기에 좋게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그러나 아주 지혜롭게 잘 챙겨서 문안하게 출발하였다. 특히 합동교단의 원로인 김동권목사을 사장으로 모시고 출발한다는 그의 결정은 참으로 절묘했다. 기장과 합동의 만남이라! 유국장이 아니고 <기독교한국신문>이 아니면 어려운 조합이었다.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서 첫돌을 맞이한 것이다. 아주 건강하고 씩씩한 돌쟁이로 우뚝 섰다. 논설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훌륭한 필진을 구축하여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교단지가 안고 있는 제한성을 넘어서 무 교단 연합지로서 편견을 뛰어 넘는 절제되고 정제된 색깔이 없는 무색투명함에 박수를 보낸다. 정론(定論)일 수밖에 없는 기관지의 한계를 생래적으로 안고 있는 교단지의 한계를 넘어 언제나 정론(正論)을 펴온 그 점 역시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로 열악하고 협소한 교계 뉴스 환경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새로운 뉴스거리를 개발해낸 그 진지한 노력과 신문쟁이의 의식은 흐르는 세월과 상관없이 지켜져야 할 것이다. 한국신문의 사시는 생명, 정의, 평화, 사랑이다. 성경이 가르치고 의식이 있는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그 구현을 위하여 헌신해야 할 다섯 덕목들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과연 사시의 구현을 위하여 얼마나 힘썼는지 돌아보고 자성에 또 자성을 거듭해야 한다. 무한도전을 위해서 그렇다는 말이다, 첫돌은 끝이 아니다. 사랑하는 외손자의 첫돌이 좋은 까닭은 지난 1년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기독교한국신문>의 첫돌을 축하하고 이렇게 기뻐하는 까닭은 양양한 앞날을 기대하며 <기독교한국신문>의 노력과 헌신으로 인하여 좋아지고 발전하고 밝아질 한국교회의 모습을 그려보기 때문이다. 지난 1년 개척자로서 함께 수고한 기자 여러분, 그리고 편집실 직원여러분에게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예장 개혁 증경총회장.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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