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수 강 목사
오 수 강 목사

주인과 종은 같은 사람이며 인격을 가졌지만 생각하는 의식이 다르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가리켜 주님이라는 호칭으로 그의 신분을 존칭으로 높이고 존경을 표한다. 예수님에 대해 주님으로 호칭하는 것은  나의 영과 혼과 육의 모든 범사를 예수님에게 맡긴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주인과 종은 그 하는 말과 행동과 의식이 다르다. 주인은 매사에 스스로 결정하며 실천하는 습관을 통해 자신 맡은 일에 대해 책임을 진다. 그러나 종은 스스로 실천하는 것보다는 주인이 시키는 일에 대해서만 역량껏 완수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일의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일정부분에 책임은 있어도 전체에 대해서는 책임을 전혀 지지 않는다. 그러나 주인은 부분뿐 아니라 전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며 일 전체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주인에게 있다. 주인은 책임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눈앞에 험한 일이든지 애매한 일이라도 일단 자신의 행동으로 실천하고 본다. 주인과 종은 의식부터 다르게 나타난다. 주인은 자주적이며 책임성이 강하다. 종은 능동적이며 책임성은 자신에게 맡겨진 최소한의 범위를 벗어나면 무한 책임은 사양한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지도자나 신자들에게 나타나는 주인의식과 종이 가진 종의 의식은 생각의 차이가 크다. 기독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이 인류의 생명에 대한 무한한 책임으로 인해 이루어진 사건이며, 이는 인류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생명을 맡긴 바 되었다. 주님은 죄로 인해 영원히 죽어야 했던 죄인들의 생명을 회복시켜 주시기 위해 죄인 대신 십자가의 형벌을 받으셨으며, 이를 믿는 죄인들에게 용서의 선물을 주시므로 생명의 주인이 되셨다. 주님은 스스로 죄의 짐을 지신 후 죽음을 통해 인류에게 새롭고 산길을 열어주셨으며, 이 길은 좁고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다고 하신 것처럼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고 고백하고 확신하는 자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주님으로 고백한 자들에게는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을 허락하셨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생명의 주님이라고 호칭한다.

또한 자신이 죄에서 속죄받아 영혼이 구원받았음을 확신하는 자들을 가리켜 예수님은 머리가 되시고 구원의 확신이 있는 자들을 주님의 몸 된 교회로 인치셨다. 죄인이 아니라 주님의 몸이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허락하셨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예수님이 죄의 짐을 스스로 지신 것과 같이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일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지도자들이 신자들에게 교회 출석을 권유하고 성수 주일을 강조하며 기도를 하자고 권면하는 일이 교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그리스도인은 영혼이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의 멍에를 내려놓지 못하고 스스로 종의 근성으로 살아가는 애석한 신자들이 있다. 이는 신앙을 억지로 끌려가는 종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선 호흡이 스스로 하는 것 같이 하였으면 한다.

선교 2세기에 접어든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신자들은 신앙생활을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는 신실한 자가 되었으면 한다. 생명의 양식인 성경을 스스로 읽을 수 있어야 하고, 기도도 누가 지시하거나 강권한다고 해서 마지못해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는 영혼의 호흡임을 자각하고 스스로 기도로 신앙인의 신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일과 기타 모임에 참석해야 하는 것은 누구의 눈치나 살피고 얼굴도장 찍기 위함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을 주님의 몸 된 교회라고 했으니 몸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모임에 참여하는 신자가 되어야 한다.

선교나 전도는 특별한 신자, 교회의 중직을 맡은 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주님 앞에 선교와 전도의 소명이 있음을 깨우쳐 스스로 선교와 전도와 구제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독교가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고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몸 된 교회로서의 생명 구원의 사역을 완수할 수 있다. 선교 초기 한국교회는 자발적으로 헌신한 지도자와 신자들이 있어 오늘 한국교회의 위상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다. 이는 주인의식이 투철한 결과다.

주인 의식과 종의 의식은 다르다. 주인의 눈에는 아주 작은 일일지라도 눈에 들어오고 종의 눈에는 아무리 큰 것도 지나치게 된다. 주인은 눈앞의 모든 일이 본인의 일이 되고, 종은 주인이 시키는 것만 하려 하기 때문에 항상 종의 근성을 버리지 못한다. 한국교회는 지금이라도 예수님이 스스로 하늘 영광 버리시고 이 땅에 메시야 즉 그리스도로 오신 것을 믿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직분은 죄인들이 받아야 할 죄의 형벌인 죽음의 십자가를 스스로 져서 죄인을 구원함이다.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몸 된 교회이기에 종의 의식이 아니라 주인 의식이 필요하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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