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 연 교수
장 보 연 교수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았다. 모두 신년을 맞아 새로운 나라, 하나님나라에 대한 꿈을 꾸며,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그리고 미래로 나가기 위한 다짐도 했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안일과 쾌락, 탐욕과 욕망을 그대로 두고서는 새로운 나라, 하나님나라로 나갈 수 없다.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소돔과 고모라보다도 더 음란하다.

우리 모두는 범죄의 수단인 손을 끊고, 발을 절단하고, 눈을 빼는 결단을 먼저 내려야 새로운 나라, 하나님나라에 참여할 수 있다. 새로운 나라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고통과 고난이 뒤따른다. 따라서 고통과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을 그대로 돠 두고서는 미래로 나갈 수 없다. 수백 번 다짐을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사야 43장 19절에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 낼 것이라. 너희가 그 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19세기 덴마크 철학자·신학자이며, 시인인 키르케고르(Kierkegaard,1813~1855)는 "자유로운 삶은 그 시작이 있어야만 하며 시작이란 <다짐>을 의미하고 <다짐>은 이에 따른 일과 고통을 수반한다. 그러므로 시작이 어려운 것이다"고 했다.  

키르케고로의 말대로 다짐은 어려운 것이다. 발과 손을 끊고, 눈을 빼는 고통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탐욕과 욕망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어느 날 목사님이 교회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인도하면서, 한 장로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목사님!, 제 왼손의 손가락을 한번 보시겠어요?”

그러고 보니, 장로님의 왼손 손가락 중에 가운데 손가락이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인지 목사는 사연을 물었다. 장로는 자신이 걸어온 기막힌 사연을 거침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예전에 도박을 밥 먹듯 즐겼습니다. 도박을, 끊기 위해서 별별 노력을 다 해보았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도 도박은 계속했습니다. 그날도 밤새도록 도박판을 벌이다가 새벽녘에 집으로 돌아 왔는데, 아내가 울고 있더군요. 그 순간 제 모습이 너무나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보는 앞에서,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부엌에 있는 칼을 들어 손가락 하나를 잘랐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된 것입니다”

성경공부에 참석한 모든 사람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장로의 얼굴을 모두 쳐다보았다. 그러자  장로는 내밀었던, 잘린 손가락을 감추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작심삼일'이라는 속담이 맞더군요. 사흘이 지나자, 다시 도박을 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리더니, 저로 하여금 도박장으로 자연스럽게 떠밀더라구요. 결국 아내 앞에서 한 나의 <다짐>은 한 순간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다짐은 발과 손을 끊고, 눈을 빼는 하나님과 다짐이었습니다.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입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고백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성경 공부를 시작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한 후로는 손가락이 잘려 나가는 아픔도 별수 없었던 나의 <다짐>이 어느 순간 도박장 근처에도, 가기 싫은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두번 다시 도박을 하지 안 했습니다. 완전히 도박으로부터 벗어난 것입니다”

그렇다. 한 인간의 비뚤어진 인생에 성경공부를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이 임재하였고, 그의 마음에 다시 사랑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의 삭막한 삶속에서 희망과 소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에 <다짐>하는 역사를 다시 일으켰다. 우리는 갑진년 새해, 새로운 세상을 맞았다. 모두 미래로 나가기 위한 계획들을 점검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계획들이 실천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노력해 나가자.

굿-패밀리 대표•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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