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교수
이민 교수

미국 USC 대학의 경영학 교수였던 워렌 베니스(Warren Bennis, 1925~2014)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리더십의 네 가지 자질을 제시한다. 첫째, 지도자는 ‘guiding vision’(가이딩 비전)이 있어야 한다. “Where are we going?”(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말한다.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방향성이다. 둘째, ‘passion’(열정)을 갖추어야 한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낙관적 영감’(inspiration optimism)을 말한다. 셋째, ‘integrity’(성실성). 일상적 성실함과 정직함을 가져야 한다. 넷째, ‘guts and decision’(용기와 결단력)이다. 위험을 무릅쓰는 용기,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결단력과 추진력이다.

중국의 역사가인 사마천(司馬遷, B.C 145~B.C 91)사기(史記) 춘신군열전(春申君列傳)에 나오는 이야기다. 공자의 제자인 자로(子路)가 공자에게 물었다. “배움을 받으면 당장 실행에 옮깁니까?” 공자가 대답하기를, “부형(父兄)이 계시는 만큼 부형과 의논도 하지 않고 실행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재유(再有)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당장 실행에 옮겨라.”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제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자로에게는 부형과 의논한 다음에 실행에 옮기라 하시고 재유에게는 당장 실행하라 하셨는데 어느 쪽이 옳은 것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재유는 꾸물거리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한 것이다. 자로는 성급하게 남의 몫까지 맡아 할 듯이 덤벼든다. 그래서 신중을 기하라는 것을 가르친 것이다.” 사마천의 결론은 이렇다. “當斷不斷 反受其亂”(당단부단 반수기란, 결단해야 할 때 하지 못하면 도리어 어려움을 당한다)

영국의 시인인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 1709~1784)결단력이 없다면 실행할 수 없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윈스턴 처칠(Sir Winston L. S. Churchill, 1874~1965)정치가의 제일 조건은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용기와 결단력이라고 강조했다.

아브라함은 결단의 사람이다. 그는 75세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고향을 떠난다. 모세는 80세에, 여호수아도 80세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의 구속 사역에 참여할 결단을 한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재산을 포기하면서 예수를 영접한 세리장(a chief tax collector) 삭개오(19:8,9)도 결단력이 강했다. 반면에, 재물이 많아서 심히 근심한 부자 청년(18:18~30)은 결단력이 부족했다. 예수의 부르심을 듣고 즉각 자신의 모든 소유를 버린 채 좇은 안드레(4:19,20)는 결단력 하나로 베드로를 예수께 인도했다. 안드레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예수께 알림으로써 오천 명이 먹는 이적을 체험한 것도 결단의 힘이다. 결단력의 하이라이트는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게 된 운명적 모멘텀은 바로 겟세마네 동산의 결단의 기도이다.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타임>‘20세기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한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1954~)는 흑인으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은 성폭력과 임신, 마약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새어머니 젤마 윈프리(Zelma Winfrey)의 도움으로 시작한 독서로 상처가 아물었다. 오프라의 즉석연설과 애드리브 등의 명연설은 독서의 덕택이다. 그녀의 멘토는 아버지다. 어느 날 그녀의 아버지 버논 윈프리(Vernon Winfrey)가 말했다. “사람은 세 종류가 있다. 첫 번째, 창조적인 일을 만드는 사람이다. 두 번째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을 바라보기만 한다, 세 번째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 조차도 없는 사람이다.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오프라는 당연히 창조적인 일을 만드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는 덧붙였다. “오프라! 무슨 일을 하든지 심사숙고한 뒤에는 밀어붙여라. 결단력이 없으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그 결과, 25년간 전 세계 132개국에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 쇼'를 진행하여 토크쇼의 여왕이 되었다. 그녀는 30여 차례 에미상을 수상했고 재산은 25억 달러에 이른다.

결단, 결단력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decision’이다. 어원을 살펴보면 ‘de(아래로, 멀리)+cis(자르다)+ion(명사형 접미사)’이다. ,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나머지 다른 것들을 잘라버리는 것으로 여러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choice’와 완전히 다르다. 기독교 신앙은 십자가를 향한 결단에서 출발한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위해 나머지를 버리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야말로 예수의 진정한 제자(disciple). 우리는 지금, 무엇을 버릴 것인가?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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