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영 목사.
정서영 목사.

2024년 힘찬 포부와 함께 시작한 갑진년 새해도 어느덧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나고 있다. 누군가는 계획한대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누군가는 몇 번의 시행착오로 계획을 수정하기도 한다. 그렇게 2024년의 꿈과 소망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대한민국의 가장 중점 키워드는 회복이라고 여겨진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이제는 되찾아야 하고, 멈춰 있던 시계를 다시 움직여야 한다.

물론 회복이라 함은 과거의 추억을 곱씹어 제자리에 머물자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에게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교훈삼아 밝은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다. 생채기가 아물어 새살이 돋듯이, 코로나19로 상처받은 모든 분야를 새살로 거듭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통합이 보장되어야 한다. 작금의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사회전반이 쪼개지고 나뉘어 있다. 그 결과 세계 경제대국 10위가 무색할 정도로 국내경제는 처참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으며, 국민들의 삶 또한 피폐해졌다. 가뜩이나 저출산, 초고령화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 하나 되지 못한 대한민국의 내일은 암울하다. 이제는 정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벼랑 끝에 내몰린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

22대 국회의원선거는 어쩌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마지노선일지도 모른다. 여야는 자신들의 존재이유가 국민에게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 앞에 눈 가리고 아웅하는 모습이 아닌, 진솔된 모습으로 나서야 한다. 그저 당리당략에만 빠져 정작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내놓은 공약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하고, 지키지도 못할 포퓰리즘식의 공약은 당장 삭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이 선택해준 막중한 임무를 맡은 자로서 국가와 민족을 살리기 위해서 여야는 함께 고민하고, 서로 배척하기보다는 힘을 모아야 한다.

한국교회 역시 2024년은 정말 대통합의 결실을 맺는 해가 되길 바란다. 솔직히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한국교회다. 사상 유례 없는 예배 중단이라는 아픔을 겪었고, 그 사이 수많은 교회는 문을 닫았으며, 성도들도 많이 줄었다. 정말 이제는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 흔히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이 한국교회는 비탈길을 위험천만하게 내려가고 있다. 어찌 보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올해는 반드시 한국교회가 하나 됨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저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 더 이상 분열과 갈등의 온상이 아닌, 화합과 일치의 표본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대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가뜩이나 목소리가 작아진 한국교회의 위상을 되찾고, 나라와 민족을 위한 바른 목소릴 내기 위해선 흩어진 한국교회의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 지금까지 각 연합기관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머뭇거렸던 대통합을 철로를 거침없이 달리는 전차처럼 밀어붙여야 한다. 사소한 문제나 이유를 들어 또 다시 통합의 길에서 벗어난다면 한국교회 전체의 손해일 뿐 아니라, 이 나라와 민족의 손해나 마찬가지다. 그 주춤거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회복의 기간도 같이 길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하나로 뭉쳐서 나아갈 때이지, 특정 교단 및 단체, 기관, 혹은 개인 등의 유익 때문에 불협화음을 낼 때가 아니다. 혹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우선 하나가 된 후, 그 문제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면 된다.

2024년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대통합의 결실을 맺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는 회복의 노래가 가득 울리길 간절히 소망한다.

한기총 대표회장·본지 상임논설위원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