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민 교수
이 민 교수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삶이 힘든 시기일수록 마음속에 아름다운 어떤 것을 품고 다녀야 한다.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 삶은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이 기대한 것이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인생은 길을 보여 주기 위해 길을 잃게 한다. 돌아가는 길투성이의 인생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과 행복한 일은 동시에 일어난다. 플랜A보다 플랜B가 더 좋을 수도 있다, 가 아니라 더 좋다. 플랜A는 나의 계획이고, 플랜B는 신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볼 수 있다면 그 길은 자신의 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자신의 길로 여긴 타인의 길일 것이다. 자신의 길은 한 걸음씩 내디디면서 알아가야 한다. 영혼은 그 여행 자체를 좋아한다.”

시인 류시화(1959~)의 신간인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수오서재, 2023)의 일부다. 이 책은 총 42편의 산문집으로 힘들고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인생의 힐링 만트라. 플랜A는 나의 계획, 플랜B는 신의 계획이나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볼 수 있다면등의 소제목에서는 작가 특유의 기독교 영성이 은유적으로 풍겨난다.

2024학년도 대입 수능의 필적확인 문구인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도 음미할 만하다. 이는 양광모(1963~) 시인의 꽃이 그늘을 아파하랴(이을출판사, 2023)에 수록된 시 가장 넓은 길의 한 구절이다. “살다 보면/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원망하지 말고 기다려라/눈이 덮였다고/길이 없어진 것이 아니요/어둠에 묻혔다고/길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묵묵히 빗자루를 들고/눈을 치우다 보면/새벽과 함께/길이 나타날 것이다/가장 넓은 길은/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구약의 요셉은 억울한 누명으로 감옥에 있었지만 그 자리에 충실하여 하나님께 인정받고 간수에게 신임 받았다.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총리대신이 되었겠는가? 요셉에게 자신을 팔아넘긴 형들의 악행이 플랜A’였다면 이를 선으로 바꿔주신 하나님의 길은 플랜B’였다. 요셉은 길이 보이지 않았지만 원망 없이 하나님만 의지함으로 대박 인생길을 걸었다.

욥에게 고난이 힘든 이유는 자신이 겪는 고난의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었다. 욥은 시련의 과정도 몰랐지만 그 끝을 알았기에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23:10)는 종말론적 신앙으로 신본주의적인생길을 걸었다.

반면에, 야곱은 욕심 때문에 형을 속이면서 방황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130년 나그네길은 야곱으로 하여금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47:9)라는 회한 가득한 쪽박 인생을 고백하게 했다. 욕심은 죄를 낳고 잔머리는 인본주의의 또 다른 사생아다.

몽골 사람들은 시력이 좋다. 어릴 때부터 넓고 긴 수평선을 멀리 바라보는 훈련을 받으며 시력을 향상시킨다. 자신들이 처한 길에서 거리를 두며 자신을 냉철하게 관조한다. 멀리 보면서 사소한 욕심과 헛된 욕망을 내려놓는다. 맑은 영혼의 눈으로 멀리 보아야 좋은 시력을 얻으며 현실을 꿰뚫고 미래가 보인다. 마음이 청결한 자라야 하나님을 볼 수 있다.

헨리 나우웬은 저서 예수의 길(역자 윤종석, 두란노서원, 2020)에서 불안의 시대에 예수를 따르는 길은 일상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상적으로 말씀과 기도, 그리고 섬김으로 예배하는 삶을 강조한다. 그래서 예배를 하나님을 섬긴다는 의미의 워십’(worship)이라고만 하지 않고 사람들을 섬기는 서비스’(service)라고도 한다. 그리스도인은 인생의 길을 잃어버렸을 때, 길이 보이지 않을 때 하나님께 엎드려 나에게 고난을 주신 의도와 의미를 물어야 한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새 길을 주시도록 간구해야 한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예배의 삶을 통해 마지막에는 복음이 승리한다고 확신한다. 복음은 궁극적이며 최종적인 것을 추구하는 에스카톤’(eschaton)이다. 대박 인생의 비결은 영생의 복음이다. 복음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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