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신 목사.
김희신 목사.

매서운 추위가 여전한 가운데, 기부 한파 역시 동장군이다. 무료급식소에는 새벽부터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취약계층의 발걸음으로 줄이 끝이 없다. 이마저도 모두가 한 끼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이다. 1시간 이상 줄을 선 어르신이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기 십상이다. 장기적 경기침체로 인한 기부 문화가 위축되고, 연일 고물가에 따른 식재료 값 상승으로 어쩔 수 없이 급식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나눔의 손길이 줄어듦에 따라서 소외된 이웃들의 고통은 배가 되고 있다.

이는 비단 무료 급식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탄기부라든지, 김장 나눔이라든지, 혹은 사회복지기관 등 여러 나눔 사역들이 경제난 때문에 크게 위축됐다. 가뜩이나 추운 겨울, 더욱 힘겹고 고통스럽다. ‘나만 잘 살면 돼가 팽배한 요즘, 온정의 손길 부족은 우리 사회를 더욱 차갑게 만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는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점이다. 제 아무리 대한민국이 세계경제대국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어느 나라나 부러워할만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소외된 이웃을 나 몰라라하는 국가는 결코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 일류국가는 단순히 명예를 드높이고, 부를 창고에 쌓아 놓는다고 되지 않는다. 모두가 행복하게 웃음 지으며 살아가는 세상이야말로, 일류국가가 갖춰야할 근본이다. 그러기 위해선 부를 감추지 말고, 소외된 이웃에게 아낌없이 나눌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비록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회 전반이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나눔과 섬김에 대한 인식부족에 있다. 과거 우리는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마음으로 이웃과 나누고 함께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첨단시대를 향해 달려갈수록 내 것은 반드시 지킨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개인주의에 빠져 있다. 이러한 인식을 타파하지 않고선 결코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나눔과 섬김의 분위기를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나눔이 특정 집단이나 단체, 개인만이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님을 알리고,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것임을 설명해줘야 한다. ‘나누면 행복해요’, ‘나눔과 섬김이 일류국가의 척도라는 것을 모든 국민이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캠페인운동처럼 전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봉에 한국교회가 서길 기대한다. 물론 한국교회가 오늘의 과오를 툴툴 털어내고 회개와 각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는 선행조건이 있다. 사실 오늘 한국교회를 향해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고, 점점 타락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상은 교회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더는 희망이 없다고 혀를 찬다. 분열과 갈등의 온상으로까지 지목되며, 그 위상은 정말 바닥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는 분명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다. 물론 더 이상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그리고 흩어진 힘을 화합과 일치로 하나로 모을 때 비로소 한국교회는 부흥성장의 길로 갈 수 있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 것은 한국교회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나눔과 섬김만은 놓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다. 비록 코로나 여파로 교회마저 나눔 사역에도 조금은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한국교회의 사랑실천은 멈추지 않았다.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형편껏 나눔 사역에 앞장서고 있다. 때문에 한국교회가 나눔과 섬김의 본을 보이고, 한국사회 전체로 나눔과 섬김 분위기를 도미노처럼 확산시킨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2024년도 어느새 2월에 접어든 가운데, 올해는 정말 우리 사회가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하나가 되어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예장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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