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종 문 목사
원 종 문 목사

2월9일은 우리의 고유명절인 설날이다. ‘설날’이란 ‘낯선 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새해를 맞는 우리는 스스로 섬기는 마음으로 가다듬어야만, 새로운 세상, 미래로 나갈 수 있다. 새로운 세상, 미래로 나간다는 것은,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불행한 사람들을 섬기며,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전쟁으로 고난을 당하며, 살해당하는 인류를 위해 헌신해야만, 하나님의 참사랑을 이 땅에서 실현할 수 있다.

이것은 분명 힘없는 자, 보잘 것 없는 자를 섬기는 것이며, 이들로부터 기쁨을 얻고, 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다. 인간은 이웃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상처를 준다. 또한 이웃으로부터 기쁨을 주고받는다. 2024년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겨울바람과 함께 몰아치는 경제 한파는 그냥 낯설기만 하다. 지금의 고통 위에 어떤 고통이 뒤 따를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영세상인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친다.

분명한 것은 경제 한파는 과거도, 지금도 예견치 않게 온 것이 아니다. 결코 낯선 것이 아니다.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며, 알면서도 외면한 것뿐이다. 어렵고 힘들면 서로 상생의 길을 모새 해야 함에도, 그러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2024년 새해에는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소식도 들려오지만, 더 힘든 2024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곳곳에서 나온다. 혼자만 살겠다는 오늘의 세계화, 글로벌시대에 당연한 예견인지도 모르겠다.

북풍한파가 몰아치는 상황에서도 한 가닥의 희망과 위로를 걸어 본다. 거품이 빠져나간다는데 희망을 가져본다. 위로를 받는다. 그것은 거품과 함께 쾌쾌 묵은 때도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어려움은 즐거움보다 함께하기 쉽다는 사실에 때해 위로를 받는다. 우리국민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당시, IMF로 나라가 거덜 날 지경에 이르렀을 때,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 금모으기운동을 전개, IMF를 극복했다.

이렇게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 난국을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경제 한파도 충분히 극복할 것으로 믿고, 위로를 받는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어려움은 함께 할 사람을 그리워한다. 때문에 우리의 실상을 직시할 수 있다. 이것은 참으로 소중한 반성인 동시에, 위로가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은 나라가 어려우면 어진 세상을 생각한다. 또 가정이 어려우면 슬기롭고 좋은 아내를 생각한다.

이처럼 우리는 사람을 깨닫는 일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가장 귀중한 삶의 가치는 사람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까마득히 잊었던 사람을 발견하고, 그 사람과 함께 이 어려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진지를 구축해야 한다. 삶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진지를 구축하고, 북풍한파가 몰아닥치는 경제, 금융자본에 무너지지 않는 진지를 구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근본으로 돌아가자.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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