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 연 교수
장 보 연 교수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이다. 동시에 섬김의 종교이며, 나눔의 종교이다. 사랑과 섬김, 나눔은 한마디로 이웃에게 기대어 살라는 공동체성을 띄고 있는 말이다. 헌데 오늘의 교회는 공동체성을 상실했다. 모두가 혼자만 살겠다고 아우성치며, 자신과 가족에게 충성하기에 바쁘다. 이는 모두가 인간성을 상실한 결과이다.

성경 시편 31편23장에 "너희 모든 성도들아 여호와를 사랑하라. 여호와께서 진실한 자를 보호하시고 교만하게 행하는 자에게 엄중히 갚으시느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생텍쥐페리는 "사랑은 영혼의 아름다움이다"고 했다.

성경 고린도전서 13장3-7절에도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사랑은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13장을 사랑장이라고 말한다. 사랑이 없는 세상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사랑은 용서할 수 있다. 미워하지 않는다. 나의 마음을 열어 너를 열납한다. 사랑은 무쇠도 녹인다. 오늘날의 시대를 사랑이 식은 사회라고 말한다. 너를 사랑하지 못해 죽인다. 너를 사랑하지 못해, 용서하지 못해서 한 번에 수천, 수만을 살해하는 전쟁을 일으킨다.  

사랑이 상실돼 남반부의 백성들은 굶주림에 노출되어 있다. 굶어죽는 사람이 하루에 수천명에 이른다. 어느 부부는 은퇴 이후 고향으로 귀농했다. 어느 날 비닐하우스에서 마늘 싹을 꺼내는 작업을 하다가 아내는 몸이 안 좋은지 집으로 돌아와 누웠다. 남편이 아내에게 “왜 밥은 안 먹고 누워 있어”라며, 궁금해서 묻자, 아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여보 당신도 나처럼 그래? 나 여기가 불룩 튀어나와 있어. 여기 배 좀 만져 봐. ”부부는 반신반의하며 찾아간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대학병원을 찾았다. 간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내는 색전술도 어렵고 이식도 어렵고 항암치료도 효과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3개월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선고를 했다. 이후 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간호하며 매일 기저귀 8장을 받아내고 물티슈로 얼굴과 몸을 정성으로 닦아주며 남편은 아내에게 조용히 말했다.
“여보… 정말 미안해… 고생만 시켜서.. 정말 정말 미안해… 나와 인생을 함께해서 고맙고 또 고마워… 그리고 정말 <사랑>해 여보!” 아내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더니 병원 복도가 울리도록 슬프게 울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대화를 나누지 못한 채 아내는 54세라는 나이에 남편과 가족 곁을 떠났다.

남편은 아내가 너무 보고 싶다. 하루하루를 부인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내의 빈자리는 너무나 컸다. 아내가 너무나 보고 싶어 밤을 뜬 눈으로 새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꿈속에서라도 아내가 나타나기를 소망한다.

그렇다. 우리는 곁에 사랑의 조건을 주렁주렁 매달아놓는다. 그리고 세상의 잣대로 사랑의 조건을 평가하기 일쑤다. 과연 무엇이 남을까? 남는다 한들 남은 것 중 어느 하나라도 사랑보다 값진 것은 없다. 오늘 우리사회는 사랑이 없기 때문에 자식을 살해하고, 부모를 살해하고, 이웃을 살해한다. 사랑을 상실했기 때문에 인간을 사랑하지 못하고, 동물을 더 사랑하는 사회를 만들어 놓았다.
       
굿-패밀리 대표•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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