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眞心

생각과 느낌은
옳음과 그름은
바름과 굽음은
깊은 속에서 우러나는
진심眞心입니다

참마음의 참 샘입니다

-시집 『시간과 함께 머문 자리』에서

* 김종기 시인: 고려대 국문과 졸업.  숭의여자고등학교 교장 명예 퇴임. 시집 『빈자리에 내리는 햇살로』 등 12권 상재. 한국장로문학상. 크리스챤 시인상 등 다수

정 재 영 장로.
정 재 영 장로.

진심은 한자요 참마음은 순수 우리말이다. 생각은 사고요, 느낌은 정서다. 그처럼 옳음과 굽음이나 바름과 굽음은 서로 상반성이고, 이질적인 요소다. 그런데 화자는 모두 참마음이라는 진심으로 보고 있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을 할 수 없다는 것이리라.    진실의 한 단면으로 모든 것을 함부로 평가하는 것을 에둘러 멀리하고자 함을 담고 있음이다. 평가란 평가자의 위치에서 보는 것이다. 그런 논리로 보면 어찌 옳고 그름이 있을까. 바름과 굽음도 과연 있을까. 해석이란 자기 생각이고 느낌일 뿐이기 때문이다.

어둠과 밝음을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예를 든다면 어둠은 본래 부존재다. 단지 빛이 없는 상태다. 즉 빛이 없는 곳이 어둠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상해 본다면 지옥이 어찌 따로 있겠는가. 물론 신학과 다른 논리일 수 있겠지만 하나님 계시지 않는 곳은 아무리 찬란해도 모두 지옥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다다른다.

 형식상 면에서 보면 17세기 존 던에서 유래한 형이상시 이론을 가지고 있다. 바름과 굽음, 옳고 그름 등의 양극화된 관념을 들어 새롭게 융합성을 이루는 창조성, 곧 심미적 기능이 융합시의 특징이라는 것을 자주 열거한 바 있다.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은 의도적이였던지 아니었던지 불문하고, 융합적 태도로 철학과 종교 담론을 훌륭히 구사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참마음이 어찌 죄성을 가진 인간의 본심이겠는가. 참 샘도 역시 인간에게 존재할 수 있는 걸까. 당연히 생명수의 샘물인 예수님일 것이라 단순하게 추론해도 틀림이 없다. 마지막까지 숨겨 말하는 참 마음과 참 샘은 바로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하나님에게만 존재하는 것임을 은유한 것이다. 즉 그분에게는 옳고 그름과 바름과 굽음이 없다. 논쟁의 대상이 아닌 모두 선한 것이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이는 샘으로 변용한 이 작품은 바로 신앙인의 예술적 고백이라서 감명이 깊다.  

전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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