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민 교수
이 민 교수

지금 대한민국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한 선수의 입국으로 떠들썩하다. 바로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2024. 3.20~21)에 출전하는 일본 출신의 오타니 쇼헤이(Ohtani Shohei, LA 다저스 투수, 1994~). 그는 연봉만 9천억인 야구 천재로 불리지만 혹독한 노력으로 현재의 명성을 얻었다. 오타니는 만다라트라는 목표 달성 기법을 활용하여 실천해왔다. 만다라트(Manda-Art)‘manda+la’(목표를 달성하다)‘art’(기술)의 합성어로 목적을 달성하는 틀이라는 의미이며 아이디어를 착상하는 사고 기법이다.

최근 출간된 인생은 오타니처럼(써네스트, 2024)KBS 스포츠국 기자 한성윤의 저서로 오타니의 유소년기 성장 과정을 통해 성공 요인들을 분석하고 그의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부모님과 스승들의 가르침 등 오타니의 삶 전반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에 의하면 오타니는 고교 1학년 때부터 자신만의 만다라트를 통해 목표를 정하고 스스로를 훈련했다. 그는 일본 프로구단에서의 드래프트 1순위라는 큰 목표를 정하고 신체단련, 제구, 구위, 멘탈, 구속 160/h, 인간성, 운 등의 중()목표를 적었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소()목표들을 정했다. '멘탈'이라는 중목표를 위해서 머리는 차갑게, 심장은 뜨겁게’, ‘마음의 파도를 안 만들기등의 소목표를 세웠고 을 위해 쓰레기 줍기등의 구체적 과제를 제시하며 실천했다. 인간성을 단련하기 위한 목표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오타니는 볼보이(ball boy)와도 친구가 되어 내 뺨을 때려 정신 차리게 해달라고 부탁했으며 심판에게 먼저 인사하는 등 실력에 걸맞은 인성과 예절을 갖췄다. 최근에는 LA 다저스로 이적한 후 등번호 17을 양보한 선수에게 슈퍼카를 선물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결심과 계획을 말에 그치지 않고 10년 넘게 삶에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슈퍼스타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 1949~)는 매일 2시간 달리기를 30년 동안이나 반복했다. 악천후나 나쁜 컨디션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Che Guevara, 1928~1967)체 게바라 평전(저자 장 코르미에, 번역 김미선, 실천문학사, 2011)에서 말한다. “나는 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단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감옥에서 매일 하루에 800번의 팔굽혀펴기를 했다.” 그에게 팔굽혀펴기는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었다.

결심이 실행에까지 이르게 하는 과학적 처방은? 호주 제임스쿡대의 앤 스윈번 교수는 뉴스사이트 <컨버세이션>에서 결심은 구체적일수록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캐나다 칼턴대의 팀 파이킬 교수는 과학잡지 파퓰러 사이언스에서 결심을 새로운 습관으로 만들려면 감정적 훈련이 필요하며 결심과 연관된 나쁜 기억은 없애고 좋은 감정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심리학자는 결심을 지키기 위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무엇을 하지 않는다보다 무엇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라고 제안한다.

마태복음 26장에 보면 베드로는 예수 앞에서 죽을지언정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주님을 끝까지 따르겠습니다.”라며 장담하고 결심한다. 그러나 그는 비참하게 예수를 세 번이나 부인하며 배신했다. 베드로는 질문 보다 앞서 대답할 정도로 열정적이며 예수가 체포될 때도 칼을 들고 막을 정도로 호탕했던 수제자다. 그런 그가 왜 호언장담으로만 일관했는가?

반면에, 예수는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매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9:51)하고 끝내 자원하여 십자가를 지셨다. 소극적, 수동적이 아닌 선택적, 능동적 태도다. 제자들의 배반이나 군중들의 오해와 비난에 무관했다. 흐트러짐 없이 결심에서 실행으로 직행했다.

베드로는 복음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스승은 십자가와 부활에 초점을 맞추고 3년이나 가르쳤는데 제자는 이적에만 몰두하고 자신을 버리지 못했다. 스승은 할 수 있으나 할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 버리며십자가를 지셨다.

결심에만 그치지 않는 성경의 처방은? 결심이 실행이 되는 길은 ‘how’의 문제가 아닌 ‘what’의 문제다. 방법이나 기술 보다는 내용이다. 무엇으로 기독교 신앙을 채울 것인가? 종말론적 복음으로 채워야 한다. 복음은 십자가며 십자가를 통한 부활이다. 성공적 인생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닌 죽어야 할 이유를 알고 사는 인생이다. 과거로부터 현재를 보는 것은 지식이지만 미래로부터 현재를 생각하는 것은 지혜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죽어야 할 이유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실천적 기독교 신앙이다.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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