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학채 목사
정학채 목사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11:25)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과 은혜가 모든 이들에게 임하길 소망한다. 우리의 죄를 대속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다시 사신 것처럼, 어둠에 처한 지구촌 곳곳이 주님의 부활생명으로 밝게 빛나길 기원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기쁨이 이 땅의 모든 이들의 기쁨이 되길 원한다.

작금의 세계는 인간의 욕심, 탐욕이 극에 달해 생명의 존엄성이 무너진 상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의 터널 속에 있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역시 무고한 생명마저 앗아갈 정도로 참혹 그 자체이다. 그리고 다음 전쟁이 일어날 곳으로 지목되고 있는 한반도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로 인해, 매일 매일이 외줄타기다.

여기에 제3세계의 국가들은 한 끼의 먹을 것과 마실 물이 모자라 매일 고통 속에 살고 있으며, 간단한 치료약도 구하지 못해 안타까운 생명의 불이 꺼지고 있다. 비단 인간뿐 아니라, 인간과 공존의 삶을 살아가는 동식물 역시 멸종의 위기를 맞으며, 하나님의 창조질서 역시 인간의 이기로 인해 균형이 깨진 상태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가 비탈길을 내려가는 것처럼 위태롭다.

2024년 부활절을 기점으로 이 땅에 더 이상 소중한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앗아가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길 기대한다. 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의지와 관계없이 목숨을 잃는 전쟁의 포화가 멈추고,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고통에 처한 사람들이 풍족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일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길 소원한다. 잘 사는 나라의 국민만이 소중한 것이 아니라,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도 더불어 살아가는 참사랑, 참행복의 시대가 되길 염원한다. 말 그대로 모든 이들의 생명이 존중받을 수 있는 참세상이 되길 기도한다.

아울러 지역, 남녀, 빈부, 노사, 이념, 세대, 종교 등 어디하나 성한 곳 없이 분열과 갈등의 집합체인 우리 사회가 주님의 부활생명으로 온전한 하나 됨을 이루길 바란다.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낭비되는 에너지를 이제는 하나로 모아서, 장기적 경기침체와 저출산, 고령화 시대 문제 등 대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해 쓰이길 원한다. 특히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가 죽고 또 죽어서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새롭게 태어나길 꿈꾼다. 무엇보다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잃어버린 본질을 되찾고, 예배를 회복하며, 나아가 이 땅의 모든 이들의 고통과 절망을 치유해주는 사랑의 종교로서, 치유의 종교로서 제 역할을 다해주길 간절히 요청한다.

덧붙여 소용돌이 속에 있는 대한민국을 바르게 이끌어 가고, 후퇴일로에 있는 경제, 정치, 사회 등 전 분야를 제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가 이번 4.10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택되기를 간곡히 바란다. 단지 이념과 지연, 혈연, 학연에 목을 매지 말고, 세상 나라가 아닌 하나님 나라를 만들 일꾼이 국민의 선택을 받기를 소망한다.

2024년 부활절 새벽, 어둠을 물리치고 서서히 밝아지는 태양의 빛처럼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에도 어둠이 아닌 빛으로 물들길 바란다. 부활절 은혜와 축복의 찬양이 온 천하에 울려 퍼지고, 주님을 향한 무릎의 기도 소리가 하늘에 닿아 끝이 없기를 간구한다. 이 땅의 모두가 주님의 은총으로 생명을 누리고, 꿈과 희망을 가슴이 아닌 실천에 옮길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예장개혁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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