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환 목사.
김 명 환 목사.

우리는 글로벌, 세계화시대에 살고 있다. 소유욕 강한 인간 모두는 자본의 노예가 됐다. 과거 인간은 재물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살았다. 자본이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오늘 날은 통장 하나면 자금을 얼마든지 쌓아둘 수 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있는 오늘날 인간들은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이는 신의 자리를 돈으로 대치시켰다는 이야기이다.

루터의 종교개혁 이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모든 삶은 천상을 향한 삶이었다. 한마디로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삶이 종교에 예속되어 있었다. 글로벌시대인 오늘날 인간의 삶은 천상의 삶 못지않게 지상의 삶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다보니 종교가 경제에 예속되는 결과를 불러 왔고, 여기에다 정치는 경제와 종교, 외교, 문화 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교회라고 해서 경제와 정치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교회 역시 자본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 믿음의 척도는 신앙이 아니다. 헌금의 액수가 믿음의 척도가 됐다. 재물 앞에서는 양심도, 종교도, 고향도 팔아 먹는 세태가 됐다. 가진자의 앞에서 조아리며, 가진자를 영웅, 아니 교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이다. 오늘날  타락한 목사들의 행동은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들은 “돈이 있어야 교회에 다닐 수 있다”고 말한다. 모두가 자본의 노예가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인간들은 아무리 쌓아두어도 썩지 않는 자본, 금융을 소유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모두가 주어진 겻에 감사하지 못하고, 감사한 생활을 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세계화시대, 복음은 상실됐고, 인간은 자본의 노예로 전락했다.

분명한 것은 돈이 있어야 사람노릇을 할 수 있는 세태가 됐다는 것이다. 돈이 있어야 장로도, 집사도, 권사도 될 수 있다. 총회장도, 대표회장도 될 수 있다. 과거 자본이 최고가 아니었던 시대는 재물을 최고의 가치로 알고 살았다. 재물은 쌓아두면 썩는다. 그래서 초대교회는 가난한자나, 부자나 모두가 가진 것을 가지고 나와 생활에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생활공동체였다.

“재물이 모이면 사람이 흩어지고, 재물이 흩어지면 사람이 모인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재물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재물의 가치를 잃어버린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은 교회에서도 보편문명이 됐다. “재물이 모이면 사람이 흩어지고, 재물이 흩어지면 사람이 모인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그것은 인간 모두가 욕심쟁이로 변해 사람보다 재물, 자본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자본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살 수 있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물은 죽은 사람도 살린다. 사형수도 감옥에서 빼낸다. 여기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다는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 재물은 소비형태의 재물이었다. 그리고 이웃과 나누며, 함께 어울려 살았다. 그것은 재물을 쌓아두면, 썩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재물, 자본은 그 자체가 가치증식의 수단이 되어버렸다. 자본은 무한대로 쌓아둘 수 있다. 자본은 무한히 불려 나가는 본질을 갖고 있다. 그렇다보니 부정하게 축적된 수백억 원을 오만원짜리로 집안에 쌓아두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수십억 원을 횡령하고서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돈이 되면 양심도, 목사의 직책도 팔아 먹는 세태다.

한 개의 계좌만으로도 무한히 쌓아둘 수 있는 것이 자본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재물인 자본(금융)의 실체이다. 사순절과 고난주일, 부활절을 맞는 그리스도인들은 가던 길에서 돌아서 가진 재물을 전쟁과 기아로 고난과 고통을 당하는 이웃과 나누는 삶이 얼마나 보람된가를 생각해 보자.

소망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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