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신 목사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도 제각각 치러질 것이라고 한다. 예장합동측이 교회협과 한교연이 중심이 되어 치르는 교단연합 부활절연합예배에 동참하기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합동측의 속사정이 있겠지만 부활절예배조차 하나 된 모습으로 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합동측에서는 “본 교단 임원회에서 한기총 탈퇴를 결의했지만 아직 총회 전체의 결정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상태에서 또 다른 연합기관(한교연)의 가입을 결의하거나 부활절연합예배 같은 교회연합 사업에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데 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지만, 뒷맛이 씁쓸하다.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현주소를 짚어볼 수 있는 가늠자다. 한국교회는 부활절연합예배를 통해 교파를 초월해 대사회적으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줬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부활신앙을 통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

한국교회는 지난 1947년 4월 6일 새벽 6시 당시 조선기독교연합회(교회협의 전신) 주최로 남산에서 첫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다. 이후 진보와 보수가 분열과 연합을 반복해 가며 장소를 달리해 예배를 드려왔지만 대사회적으로 상징적으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줘 왔다.

그러다가 2006년부터 한기총과 교회협을 중심으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으나, 한기총이 대표회장 선거를 둘러싼 금권시비에 휘말리고, 한기총과 한교연으로 분열되면서 2011년까지만 드려졌다. 이후 2012년부터는 교회협과 한기총이 빠진 상태로 교단연합의 형식으로 간신히 드려졌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듯하다.

부활절연합예배가 교회협과 한교연이 중심이 된 교단연합, 한기총, 합동 등 일부 교단들로 제각각 드려지는 상황은 현재의 한국교회의 분열상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열의 이면에는 교단 이기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내 교단이 아니면 안 된다’ ‘우리가 주도권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잘못된 생각이 한국교회 연합을 해치고, 부활절연합예배에서조차 하나가 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서로에 대한 이해나 양보가 전혀 없는 것도 큰 문제이다. 연합사업은 진보와 보수간, 교단과 교단간에 양보와 이해가 필수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 연합사업의 현장을 보면 양보와 이해는커녕 기본적인 소통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고 깎아내리기 급급한 상황에서 과연 연합이 가능하겠는가.

한국교회가 연합해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고, 나아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장 통합피어선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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