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찬 목사
사무엘상 17장 15절에 다윗이 고향 땅 베들레헴에서 아버지가 맡긴 양떼를 돌보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다윗이 양떼를 지키던 때에, 때로는 곰이나 사자 혹은 늑대 같은 들짐승들이 나타나 양을 물어가는 일들이 자주 있었다. 그때 다윗은 자기 양떼를 지키기 위하여 돌팔매질을 익혔다. 나타난 사자나 곰을 거리를 두고 멀찍이 쫓거나 잡기 위하여 돌팔매질을 익힌 것이다. 그가 처음 팔매질을 시작하던 때에는 솜씨가 보잘 것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이 맡은 책임을 능히 감당키 위하여 끈질기게, 최선을 다하여 돌팔매질 솜씨를 익히고 또 익혔을 것이다.

수백, 수천, 수만 번의 돌팔매질 연습을 거듭한 후에야 백발백중시키는 경지에까지 오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맡겨진 사명완수를 위한 끈질긴 자기 훈련이 다윗으로 하여금 왕이 되는 기초를 마련하게 한 것이다.

다윗을 생각하며 모름지기 역사를 창조하는 일에 쓰임 받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젊은 날로부터 한 가지 일에 전력투구하는 끈기 있는 헌신과 훈련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끈질긴 헌신과 훈련이 우리들로 보람된 삶의 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 다윗은 가난한 농사꾼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가사(家事)를 돕는 일에 이력이 났고, 이스라엘 왕이 되기 위한 하나님의 훈련기간 동안에는 온갖 시련과 역경을 온 몸으로 극복하여 살신성인(殺身成仁)한 인물이다. 다윗이 그렇게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고, 반전시키면서 정상(頂上)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다윗이 온 몸으로 체득(體得)한 비결 중의 하나가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역경에 부딪힐 때마다 하나님께 무릎 꿇어 기도하고, 응답으로 극복하여 역경을 통과함으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사무엘상 23장 2절에 “이에 다윗이 여호와께 묻자와 가로되” 사무엘상 30장 8절과 사무엘하 5장 19절에서도 “다윗이 여호와께 묻자와 가로되”로 시작한다. 다윗은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 무릎 끓고 드리는 기도의 응답을 받아 나가기도 하고, 물러서기도 하였기에 그는 최악의 조건에서 최고의 결과를 낳았으며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사무엘상 30장에 나타나는 시글락에서의 경우이다.

시글락 전투는 다윗이 블레셋 망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시글락 지역을 약탈한 아말렉을 무찌른 전투로 이 전투에서 승리해 그 지역 원로들의 지지를 얻고 시글락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근거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당시 다윗은 사울왕의 탄압을 피해 블레셋의 왕 아기스에게로 망명하여 잠시 몸을 피하고 있는 중에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 공격하면서 그 전쟁에 유대사람인 다윗의 반란을 염려하여 다윗의 부대를 제외시키고, 배척하자 600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블레셋의 한 성읍이며, 다윗의 근거지인 시글락으로 돌아갔다. 그 어간에 시글락과 네겝을 아말렉족들이 약탈하고, 가옥을 불사른 뒤, 다윗의 아내 이스르엘 여자 아히노암과 카르멜 사람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잡아간 뒤였다. 성읍이 불타 잿더미가 되고, 가족들을 잃은 백성들이 얼마나 낙심하고 슬펐던지 그들이 더 울 기력이 없도록 울면서 이성을 잃고, 지도자 다윗을 돌로 치려할 정도로까지 감정이 폭발하였다. 다윗이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다윗은 당황함이 없었다. 다윗은 아비아달에게 에봇을 가져오게 한 뒤, 하나님께 기도하고, 전략을 세웠다. 자기 수하의 사람들에게 지도력을 잃고, 감히 돌을 들고 설치는 상황에서 에봇을 챙겨 입고, 기도할 새가 어디 있는가. 그러나 다윗은 이 황망한 순간에도 오로지 여호와를 힘입어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여호와께 “내가 추격하면 적군을 따라잡겠나이까?” 기도하고, 응답을 받아 아말렉을 추격하던 도중 아말렉의 종이었으나 병이 들므로 버림을 받은 애굽 소년을 만나 아멜렉의 정보와 은신처를 파악한 뒤, 아말렉을 조금씩 따라 잡기 시작했다.

시글락과 네겝에서 많은 전리품을 얻고, 승전에 취해 잔치를 벌이며 흥청거리고 있던 아말렉을 만나 새벽부터 이튿날 저물 때까지 공격해 대승을 거두었다. 다윗은 아말렉에게 빼앗긴 두 아내와 모든 사람들, 전리품 등, 잃어버린 것이 하나도 없이 모두 되찾았다. 그리고 전리품들을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과 어떤 이유에서든지 참전하지 못한 사람들도 똑같이 나누게 했다. 바쁜 중에도, 황망한 중에도 하나님 존전에 무릎을 꿇는가?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기도의 사람이었다. 

의왕중앙교회 ·국제신한대학원대학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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