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이 긴급임원회의를 통해 대승적 차원에서 개인 및 교단, 단체에 내린 제명을 풀겠다고 밝혀 향후 한교연과의 통합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목사)과의 통합의 끈을 놓지 못하고,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외치고 있다.

한기총은 홍재철 대표회장의 심장수술로 미뤄졌던 제25-3차 긴급임원회의를 지난 17일 열고, 당초 예상대로 행정보류 및 제명된 개인과 교단, 단체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임원회의에서는 김요셉 목사를 비롯해 이정익 목사, 김윤기 목사, 조성기 목사, 최귀수 목사, 박남수 목사, 김명찬 목사, 유중현 목사, 최성규 목사, 김용도 목사, 김원남 목사, 박중선 목사 등 12명의 개인 제명을 풀었다. 이와 함께 증경회장인 길자연 목사의 사임서도 반려키로 했다.

또한 예장 개혁선교를 비롯해 예장 대신, 예장 합동개혁A, 예장 합동복구, 예장 보수개혁, 예장 연합, 예장 진리, 예장 합동보수B, 예장 개혁, 예장 고려개혁, 예장 피어선오류동, 예장 합동개혁, 예장 합동총신, 예장 선교, 예장 합동진리 등 15개 교단과 한국장로회연합회, 세선회,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한국기독교교회청년협의회,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한국외항선교회, 기독시민운동중앙협의회, 한국시각장애인기독교연합회, 한국기독교평신도세계협의회 등 9개 단체의 제명을 일제히 해제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부분의 임원들이 찬성의 입장을 밝혔으나, 일부 임원들은 “용서받을 사람 하나도 없다”, “무조건 용서하기보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 징계를 해야 한다”, “사면을 해 준다고 그들이 한기총에 협조를 하겠느냐” 등의 반대 입장을 펴 좀 더 논의한 후 결정하자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일부는 “특정 개인을 끼워서 사면하기 위한 계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하며, 중대한 사안인 만큼 무기명 투표를 거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내놓은 제명된 개인과 교단, 단체 명단에는 현재 한교연에 소속되어 열심히 활동하는 개인과 교단, 단체가 다수 포함되어 제명을 해제시켰다고 해서 한기총으로 돌아오기는 희박하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이 일부 임원들에 의해 제기된 박중선 목사와 김원남 목사를 다시 받아들이기 위한 절차상 액션이 아니냐는 주장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마침 이날 임원회에서는 김원남 목사와 박중선 목사가 올린 ‘사죄의 글’을 홍 대표회장이 읽어 특정 개인 제명을 풀기 위한 조치임을 암묵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홍 대표회장은 “오늘 제명을 푼 개인과 교단, 단체는 한국교회를 어지럽히고 시끄럽게 만든 이들이지만, 한국교회가 하나되기 위해 그저 아무 이유도 조건도 없이 하나님 앞에 형제를 용서하자”면서, “그들이 제명 해제 후에도 우리를 더 괴롭힐 수도 있지만, 그 뒤의 일은 하나님께 맡기고 우린 그저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자”고 대승적 차원에서 용서하기로 했음을 재차 밝혔다.

결국 이 안건은 모두의 의견이 일치된 것은 아니지만, 홍 대표회장이 대승적 차원이라는 입장을 재차 내놓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하지만 개인에 대한 조치는 임원회에서 결정한 대로 통과되지만, 교단과 단체에 대한 조치는 실행위원회까지 통과 후 확정되기에 차후 상황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이날 또다른 화두 중 하나였던 대표회장 임기를 차기부터 2년에서 다시 1년으로 개정하자는 안건과 대표회장 유고시 대처방안에 대한 조항을 신설하자는 정관 개정의 건은 좀 더 논의한 후 차기 임원회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 이미 문광부에서 한기총 정관개정에 대해 본안 소송이 끝난 뒤 결정하겠다는 유보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한기총으로서 뜻을 굽힐 것인지에 대해서는 오리무중한 상태다. 이에 일부 임원들이 한교연이 원하는 7.7정관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고 밝히는 등 반대 입장도 나왔으나, 여기서도 홍 대표회장이 대승적 차원에서란 입장을 재차 밝혀 차기 임원회에서 최종 입장이 모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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