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사고로 사회 전체가 ‘패닉’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 일부 인사들의 돌출발언과 설교, 그리고 해외여행 강행 등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의 일부 목회자들의 돌출행동이,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한국교회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로부터 몰매를 맞는 것은 아닌지,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간간히 흘러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분노와 패닉에 빠져 있는 국민들과 세월호 희생자, 그리고 그 유가족들에게 위로하고, 희망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고난주간에 일어난 세월호 침몰사건은 나라 전체를 ‘패닉’ 상태에 빠지게 했다. 한국교회는 고난주간을 그 어느 때보다도 경건하게 보냈고, 부활절연합예배도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예배로 드렸다. 교회의 강당에서 외쳐지는 메시지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예배였다. 불교계도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가진 연등행사를 세월호 침몰 희생자를 애도하는 행사로 가졌다.

모든 매체는 온통 세월호 침몰과 관련된 실황중계로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세월 침몰사건이 아닌 다른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정도이다. SNS는 온통 세월호 침몰과 관련된 글들로 채워져 있고, 차가운 시신으로 올라오는 고인들을 애도하는 글과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소망하는 글들이 나라 전체를 덮고 있다. 또한 이들의 무사귀환을 소원하는 노란리본달기 운동도 일어나 나라 전체가 노란 리본으로 물결치고 있다.

한마디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이 국민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여기에는 하나님의 피조물인 사람의 생명이 얼마만큼 소중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 이번 세월호 침몰사건의 파장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만큼 큰가를 가히 짐작케 하고 있다.

이렇게 국민 모두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고백할 정도로 공항상태에 빠진 가운데, 일부 잘못된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희생자들을 욕되게 만드는 메시지를 전달하는가 하면, 집단 해외여행길에 올라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등 예언자적인 사명을 감당하지를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세월호 침몰사건이 주는 사회적 파장과 정치적 파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를 못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은 전 국민을 슬픔과 분노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대형 참사 앞에 발가벗겨진 사회의 불의와 권력의 무능함에 대한 공분도 확산되고 있다. 저마다 세월호와 관련된 기사와 글을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 등에 공유하며 함께 아파하고, 애도하고, 분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지도자라는 일부인사들이 강단에서 말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내뱉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분당U교회 이모 목사는 지난 4월 20일 부활주일 설교에서, 누가복음 13장 4-5절 말씀의 예수님 당시 일어난 비극인 ‘실로암 망대 사건’을 소개했다. 성경구절은 이렇다.

"또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모든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너희도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먼저 망대가 무너져 죽은 이들이 그들의 죄 때문에 희생된 게 아니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세월호 사건이 희생자들의 죄 때문이 아니라고 짚었다. 그 뒤 이 목사는 “이런 고통스런 사건을 내가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는 물꼬로 삼아야 한다”며 회개를 강조했다.

“왜 자꾸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십니까. 일만 벌어지면 누구 탓이다, 누구 탓이다…. 저도 선장에 대해서 섭섭한 마음이 들고 화가 나요. 그러나 선장 욕한다고 문제 해결 안 됩니다. 카톡? 그만 사용하세요. 뭘 여기저기 그렇게 퍼트리고…여러분 카톡 빨리 끊고요. 침묵해야 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수록 입을 닫아야 합니다.…오늘 망대가 무너지는 사건을 통해 주님께서 주시는 이 지침을 무시해선 안 됩니다. 함부로 남을 정죄해선 안 됩니다.…여러분 그것은 범죄행위에요. 하나님께 회개하고 나가야 해요. …이 일에 대해 이제 카톡 그만 쓰시고 침묵하세요. 깊은 골방으로 들어가세요. ‘하나님 저의 죄 때문입니다. 예수 믿는 우리들의 죄악입니다. 우리들의 무능함입니다. 하나님, 이 나라 이 민족을 살리기 위하여, 하나님의 오랜 침묵을 깨기 위하여 먼저 예수 믿은 우리들의 영적 각성과 회개가 불붙듯 일어나게 해 주시길 원합니다.’”

많은 이들이 침묵과 회개를 강조한 이 목사의 설교에 공감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많았다. “다 덮고 가잔 말인가”, “우리가 침묵하면 돌들로라도 고발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불의에 침묵하고 스스로를 탓하며 골방에서 기도만 한다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 땅의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세상의 주관자들과 악한 영들” 등 비겁한 이목사의 설교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마디로 예언자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바벨을 노래’하는 비겁한 한국교회 일부목회자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어느 도시의 목사들이 오래 전부터 예정된 성지순례, 혹은 해외여행을 앞두고 여행을 강행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을 벌였다. 결국은 이런 사회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교인과 다른 목회자들의 비판을 걱정했다.

사회의 분위기를 감안하여 여행을 취소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준비해 온 여행을 취소하는데 따르는 아쉬움과 여행은 가지 못하고 위약금을 잔뜩 물어야 하는 현실 때문에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여행을 강행했다. 이들의 이야기 아닌 변명을 들어보면 설득력은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하나 잊은 것이 있다. 우선 여행을 강행해서 얻게 될 이익보다 손해가 훨씬 클 것이라는 사실을 잊은 것이다.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 여행을 강행하고도 신자들의 존경을 받기 원하고 또 신자들 앞에서 권위가 유지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교인들과 국민들의 조롱거리밖에 되지를 않을 것이다.

교회지도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주간을 선포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한국교회 지도자목의 발언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얼마 전 모 단체 사무실 개소식에서, 한국교회 지도자라는 분께서 “예수를 믿는 아이들은 구원을 받아 괜찮지만, 예수를 안 믿고 시신으로 떠오른 아이들은 구원을 받지 못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개소예배에 참석한 대부분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이 말에 대해서 공감했다. 이 말에 대해서 이해는 되지만, 국민 모두가 무능력한 정부와 세월호가 소속된 해운사, 선장에 대한 분노가 하늘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 일부 목사들의 의식이며, 사회적 비난을 의식하지를 않고, 아무렇게 내뱉는다는 철없는 행동이다. 이밖에도 “이번 세월호 침몰사건을 계기로 좌파를 쓸어 없애야 한다”는 목회자의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 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드러났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의 일부 목회자들의 돌출행동이,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한국교회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로부터 몰매를 맞는 것은 아닌지,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간간히 흘러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분노와 패닉에 빠져 있는 국민들과 세월호 희생자, 그리고 그 유가족들에게 위로하고, 희망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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