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호 관 목사
 스승 중에 스승님은 예수 그리스도 시다. 예수 스승님의 가르침은 진리였고, 그 가르침대로 몸소 실천해 보이셨다. 부모를 공경하라 가르치신 말씀대로 십자가에 못 박힌 최악의 그 순간에 사랑하는 어머니를 제자 요한에게 부탁하셨다.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 가르치신 그대로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그들을 위해서‘저들을 용서해 주세요하는 기도로 중보 하셨다. 참 스승 상을 보여주셨고 사도(師道)의 진수가 무엇인지를 보이심입니다.“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도다.”스승의 날에 예수 선생님의 모든 제자들은 기억해야 하리라. 오늘 51번째 스승의 날을 맞이했다. 사도(師道)가 실종되고 교권이 무너졌다는 탄식의 소리가 높아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구나 꽃다운 제자들을 한꺼번에 잃은 안산 단원고의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참담하기 짝이 없다.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을 맞이한 그 스승님을 생각하면 가슴은 메어지고, 살아 있다는 게 부끄럽다.

사랑하는 제자들을 잃고 간장이 녹았을 그 선생님들께 스승의 날 아침에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스승의 날은 당시 별로 알려지지 않은 한 여자 고등학교에서 그것도 적십자단원들의 활동으로 시작되었다. 1958년도 초에 적십자 단원들은 퇴직하신 원로 은사님들과 특별히 병환 중에 계신 선생님들을 찾아 위문하는 일을 해보기로 계획하고 세계적십자의 날(5월8일)에 맞추어 그 행사를 가졌다. 1963년도에는 5월26일을<은사의 날>로 지키기로 적십자 단원들이 결의하였다고 그 학교의 연혁에 기록되어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청소년 적십자충남도협의회는 이 행사를 도내 전 단원의 행사로 확대하기로 결의하고 9월21일에 첫 <은사의 날>을 지켰다. 같은 해(10월31일~11월1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12차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은사의 날>을 다음 해 5월24일에 전국적으로 지키기로 했고, 1964년(5월15~16일)전주에서 개최된 동 협의회에서는<은사의 날>을<스승의 날>로 이름을 고쳤다. 1965년 부산에서 열린(4월23~24일)제15차 동 협의회에서 한글을 창제하여 만대의 스승으로 추앙 받기에 족한 세종대왕탄신일인 5월15일로 고친 후 오늘에 이른다.  

  사람을 사람 되게 하는 위대한 인물을 꼽으라면 우선은 생명을 있게 하신 어버이요, 그리고 참 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님을 꼽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를 가르친 것이다. 이제 임금은 아니 계시나 어르신은 항상, 그리고 우리 주변에 많이 계시니 어르신으로 대신하여 장사부일체(長師父一體)로 고쳐보면 어떨까 싶다. 옛날 어른들은 선생님 똥은 개도 안 먹는다 했고,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아니 된다 했다. 제자들 때문에 늘 애가 타고 가슴을 졸이며 피곤하고 지쳐 계심과 스승님은 만인의 존경을 받아야 할 분이심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리라.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주변에서 참스승님은 찾아뵙기 어려운 희귀한 인사가 되었고 선호하는 직업 중 직업이요, 그것도 철 밥통이라 불리는 교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면서 사도는 사라지고 공교육의 현장인 교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제라도 우리 자녀들의 교실에서 교사가 아닌 스승님을 만날 수 있었으면 더 없이 좋겠다. 초등학교 몇 명의 악동들이 실과 실습장에 가만히 들어가 복숭아나무를 초토화시켰다. 그날 우리 선생님은 대노하셨고 손에 들려진 회초리는 악동들의 종아리에 진한 피멍을 남겼다.
 
그 사건이후 지금까지 무엇이든 훔친 일이 없다. 그런 스승님이 지금도 계실까? 나의 아버지는 60년도 까지 상투를 고집하시는 그런 분이셨다. 시대를 모르는 아버지는 훈장님아래서 명심보감, 사서삼경을 읽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계셨다. 그런 아버지 앞에 우리 선생님은 무릎을 꿇고 제자의 장래를 위해 눈물로 설득 또 설득하시던 그 스승님이 어디 계실까? 촌지라 불리던 봉투는 사라졌다지만 머리채를 잡히고, 폭언과 폭력에 시달리는 교사가 아니라 그림자도 감히 밟을 수 없다할 만큼 존경받는 선생님! 아니 스승님께서 교단에 자리를 잡을 때 비로소 학교 마당에 봄은 오리라. 교회마다 참 스승님의 계보를 이은 제자임을 자랑으로 삼고 사는 한국의 모든 목사들이 영원한 참 스승! 예수님의 삶을 재현하는 책임과 사명을 다할 때 한국교회의 위기도 끝이 나리라

  예장개혁 증경총회장·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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