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목회자의 얼굴을 알리는 설교집 등 기독교 서적이다. 이 출판물의 양은 기독교인의 문화 수준을 말해주고, 목회자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때문에 기독교 서적의 출판은 한국 교회 성장과 같이했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 서적은 한마디로 복음을 담아내는 그릇이며, 목회자들이 말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독자는 교인들이다. 이는 곧 목회자가 복음을 만들어 교인들에게 복음을 팔고 산다는 결론이다. 한마디로 기독교 서적은 목회자와 교인간의 거래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기독교서적 홍수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웬만한 목회자들은 자신의 업적이며, 얼굴을 알리는 설교집 한권정도는 출판한다. 문제는 이렇게 수없는 목회자들의 설교집 등의 출판물이 교인들에게 읽혀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한마디로 목회자들의 출판물은 자신의 홍보용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목회자의 펴낸 설교집은 대부분 교인들을 통해 작은 교회에 보내는 결과를 낳고, 책꽂이 한구석에 처박혀 있는 장식용이 되어버렸다. 오늘 설교집을 펴낸 목회자들의 입에서 자주 회자되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작은 교회에 책 보내주기 운동’이다. 한마디로 팔리지 않은 자신의 저서를 교인들에게 강매하고, 교인들은 작은 교회 목회자에게 보내는 결과다.

교인들은 자신의 돈으로 작게는 10권, 많게는 100권을 구입해, 아는 목회자 또는 지인들에게 보내주고 있으며, 자신의 목회와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설교집은, 결국 쓰레기통이나, 구석의 책장에 헌책방의 책처럼 쌓여만 간다.

문제는 목회자들 간에 설교집 발간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설교집 출판에 열을 올린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하늘나라 재원인 헌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목회자의 설교집을 만드는데 쓰여 지고 있다.

또한 출판사는 돈이 되는 기독교 서적물만 취급하고 있다. 경쟁력이 없는 설교집의 출판은, 목회자로부터 출판비용을 받아 출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출판사의 출판물의 면면을 살펴보면, 학문적인 기독교서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저자가 직접 돈을 내어 만들어진 설교집이 대부분이다.

또한 이렇게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설교집은 어느 서점에서도 볼 수 없다. 그것은 설교집이 일반인과 기독교인들에게 읽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이다. 다시 말해서 유명한 설교가의 책을 제외하고, 목회자의 이름으로 펴내는 서적들이 별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 기독교 출판업계의 현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일부 교회는 목회자의 설교집 등의 출판물을 팔기 위한 교회 내에‘서점’까지 두고 있다. “설교집의 판매대금 등의 수익금을 겉으로 ‘선교비’로 사용하겠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대부분의 서적 판매대금은 담임목사의 얼굴을 알리는 홍보비 등으로 사용 되어 지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외국의 유명목사의 설교와 국내의 유명목사의 설교를 표절, 설교집에 그대로 싣고 있다. 때문에 “그 설교집이, 그 설교집이 되어 버렸다”. 또한 여기에는 한국교회가 문제의 인물로 규정한 이단사이비 인사의 설교도 표절해, 문제가 된 경우도 있다.심지어 이단사이비 목사의 설교집을 출판하는 출판사도 있다. 출판사의 이름을 적시하지 않고, 이단교회 및 단체의 이름으로 출판하는 경우, 문제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단으로부터 돈을 받아 서적을 출판하는 것은, 돈만 되면 이단사이비를 가리지 않고, 출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과 CD, 테이프 등을 이용한 설교가 인기를 끌면서, 설교집 등의 기독교서적의 발간이 주춤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상황이다. 대형교회의 경우는 이를 판매하는 부서까지 생겨, 담임목사의 설교가 담긴 CD와 테이프 등을 판매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한국교회의 현 상황이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