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비롯한 가정, 국가 등 모든 공동체는 나름대로 지향하는 꿈과 희망, 그리고 소망이 있다. 하지만 이런 꿈과 희망은 가진자들, 기득권자에 의해서 산산이 부서지는 경향이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은 오늘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이다. 가진자와 기득권자들은 자신이 가진 명예와 권력, 부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스라엘 역시 바벨론의 노예에서 탈출, 꿈과 희망, 그리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고향인 예루살렘으로 향했다. 당시 민족을 이끌고 고향을 향하던 스릅 바벨 총독은 이스라엘에 들어가 모든 것을 강압적으로 자신이 지향했던 꿈과 희망을 이루려고 했다. 예언자 스가랴는 이런 스릅 바벨 총독을 향해 비판을 쏟아 냈다. 원주민을 미워하고, 불공평한 재판을 비판하며,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진실하고, 상식이 통하는 희망의 공동체를 예언했다. 한마디로 진실과 공평만이 나라와 민족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의 뜻과 말을 받아들일 때, 희망을 갖는다. 꿈도 키울 수 있다. 이것은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정치인들의 국민의 소리를 들을 때 비로소 국민은 정치인을 신망하고, 자신의 삶에 희망을 갖는다. 헌데 지역 간의 갈등과 남북 간의 대치국면의 중심에 정치지도자가 있다는데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들의 망언을 정당화 해주고, 거들고 나서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라는데 민족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지난 27일 이승만 건국대통령 영화제작 발기인대회에서 대한민국 사랑회 회장인 김길자 이사장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거들며, 6.25사변도, 일제 36년도 모두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문 후보의 발언을 두둔하고 나섰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씨 조선의 비운의 왕비인 민비도 무당의 힘을 빌려 정치를 했다”는 등 민족의 자존심을 구기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이런 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선교사를 보냈고, 36년 동안 일본의 식민통치의 시련을 겪게 했다고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했다.

이 같은 일부 교회지도자들의 왜곡된 발언은, 한국기독교 초기 선교사들이, 감정이 풍부한 가난한 백성을 향해 외쳤던 ‘하나님의 뜻’이면 모든 것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 낸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대한민국에 오신 하나님은 전쟁놀이를 좋아하고, 선교사들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미개한 백성’들에게 일본의 식민통치를 통하여 고난을 받게 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을 오늘 한국교회의 목사들이 그대로 강단에서 외치고 있다는데 한국교회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대부분의 보수적인 목사들의 입에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의 잘못된 역사의식을 옹호하고 나선 것은 오늘 한국교회 목사들이 국민과 교인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 쇠락하고 있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모습이라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음모와 술수, 거짓에 능한 기득권자들의 생각이며, 가치관이다. 그러면서 이들의 입에서는 진실과 평화를 노래하며, 국민들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강압적으로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이루려는 잘못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 한국교회의 각 교단이 주요 안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힘 있는 한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가장 민주적인 헌법을 가지고 있는 장로교단도 마찬가지이다. 장로교단의 최고 권위는 총회에 있다. 한마디로 대화를 통하여 의제를 결정짓고, 결정된 안건을 실행에 옮긴다.

때문에 장로교단의 총회는 대화가 있기에 시끄럽고, 갈등을 빚는다. 대화는 말하는 모든 사람에게 자존감을 갖게 하고, 자신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한다. 약한 자가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내놓음으로써 약자 스스로 치유를 받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세계 민주국가의 헌법도 대부분 장로교 헌법에 기초하고 있다.

더 이상 그리스도인들은 진실과 공평을 잃어버린 기득권자와 종교지도자들은, 총과 칼로 만들어진 정권을 칭찬하며, 정당화 해주는 일을 멈추어야 한다. 대화가 없는 정부는 희망이 없다. 대화 없는 교단과 교회 역시 희망이 없다. 오늘 한국교회는 대형교회 목사에게 질질 끌려 다니며, 이들의 잘못을 정당화 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성부와 성자, 그리고 성령의 이름으로 대화하고,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목회자 모두는 깨달아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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