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에는 평생 하나님나라 선교를 감당하고 은퇴한 백전노장의 목사 400여명이 모여, 과거 분열과 갈등, 우상숭배와 이단을 막지 못한 잘못에 대해 한목소리로 회개의 기도시간을 가졌다.

평생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하나님나라 선교를 감당한 원로목사들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회초리로 자신의 종아리를 때리며, 회개의 기도를 드려야만 했는지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를 안는다. 분명한 것은 이들 원로목사는 교인들이 가져다가 주는 만나로 끼니를 때우며, 몸과 마음을 다하여 교회부흥과 민족복음화를 위해서 힘쓴 죄 밖에 없다. 오히려 이날 회초리 기도대성회의 자리는 원로목사들을 위로하는 자리였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우스운 것은 자신의 종아리를 때리며, ‘회개 한다’고 외치는 모습은, 정작 회개해야 할 사람을 향한 경종의 모습으로 비쳐졌다. 단상의 사회자는 기도대성회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라도 하듯, 구슬픈 복음성가를 부르며, 원로목사들이 따라 부르도록 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올라온 중견목사들은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우상숭배의 잘못, 이단 및 사이비를 막지 못한 잘못, 교단분열에 앞장 선 잘못, 돈과 명예를 쫓아다닌 잘못, 세상을 좋아한 나머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잘못, 명예를 쫓아다닌 잘못 등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목소리를 높여 기도했다.

또한 하나님께서 세월호 참사를 통하여 이 백성과 교회를 깨우게 했다는 참담한 목소리도 하늘을 찔렀다. 어린생명을 희생시킨 것은 전남 목회자들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늘의 뜻’으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려는 목회자의 의식은, 이 기도대성회에 참석하지 않은 목회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무튼 ‘나부터 회개합시다’란 표어를 내걸고 열린 한국교회와 목회자 갱신을 위한 회초리기도대성회는, 분열과 갈등 그리고 강단에서 ‘하나님의 뜻’과 ‘은혜’, ‘기복신앙’만이 외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적절 했다는데 한국교회 교인 대부분은 동의하는 분위기이다. 또한 박수를 보낼 일이다.

하지만 정작 회개를 해야 할 주체들이 이 자리에 전혀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지적받아야 마땅하다. 분열의 당사자, 우리사회 양극화의 주범, 돈과 명예에 길들여진 목회자, 교회세습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바벨탑을 쌓는 목회자, 강단과 단체의 모임에서 참담한 발언을 서슴치 않아 물의를 일으킨 목회자의 모습은 행사장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숨바꼭질처럼 꼭꼭 숨어버렸다.

행사장은 대신 원로목사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무슨 잘못을 했기에 ‘회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가(?) 이들은 분명 한국교회를 바르게 이끌지를 못하고, 후배목사들이 ‘천박한 목사’, ‘목레기(목사+쓰레기)’를 들어야만 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 나머지, 자책감에서 이 기도대성회에 참석, 자신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리며, 회개의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 서글프다.

그래도 주최측은 원로목사 모두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며, 평생 동안 하나님나라 선교를 감당, 오늘 한국교회가 있기까지 수고한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원로목사들에게 식사 한 끼를 대접한다는 것은 좋았지만, 예정에 없던 자리인 만큼, 우왕좌왕 혼란을 가져다가 준 것만은 사실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목회자들의 회개를 통한 변화와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이 회개기도가 전국 방방곡곡으로 번져 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고 현장목회자들이 돈에 길들여진 나머지, 천박한 한국기독교로 만든 잘못에 대해서 하나하나 열거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회개해야 할 주체를 기도의 현장으로 끌어내 진정한 회개기도를 통해 한국교회가 변화되고,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한국기독교로 거듭나는 새로운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교회성장의 경쟁력을 잃어버린 한국기독교에 새로운 희망과 소망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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