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CC 총회 개최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의 다툼이 극에 달하고, 권력과 돈에 얽매인 각 교단의 분열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등 새해벽두부터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다.

WCC부산총회, 한기총·한교연 다툼 등 곳곳서 불협화음
예장 합동, 기성, 기감 등 문제해결에 거는 기대 증가

새해를 맞아 각 교단과 단체 등은 신년하례예배를 통해 한국교회 갱신과 개혁을 향한 소망을 빌었다. 지역 간, 이념 간, 세대 간, 계층 간 분열과 갈등이 극심했던 2012년을 넘어 화합과 일치의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특히 설자리를 잃어버리고, 맛을 잃은 소금처럼 추락한 한국교회가 하나님 앞에 철저하게 회개하고 개혁과 갱신으로 거듭나길 다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과 달리 새해벽두부터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다. WCC 총회 개최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의 다툼이 극에 달하고, 권력과 돈에 얽매인 각 교단의 분열도 심심치 않게 일어날 전망이다. <편집자주>

WCC부산총회 찬반 갈등=2013년 한국교회의 가장 큰 이슈는 WCC 부산총회다. 그동안 진보와 보수가 총회개최 여부를 두고, 다퉈왔으나 올해는 그 갈등 수위가 극에 달할 것으로 판단된다. 교단과 교파, 신학자들의 견해차가 여전한 가운데, 온전하게 총회가 열릴지 여부도 관심사다.
WCC총회를 둘러싼 갈등 중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의 반대 목소리가 올해에도 여전할 전망이다. 지난해 총회 때 구체적인 방향을 세울 계획이었으나 교단 내부적인 문제로 무산됐지만, 어떠한 방법이든지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 총회까지는 아직 많은 시일이 남았기 때문에 다방면에서 신학적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판단되며, WCC 총회로 쏠렸던 관심을 2014년에 열릴 WEA 총회로 되돌리기 위한 방법도 간구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 WCC 총회 반대 교단 중 한 축인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측도 반대 목소리를 수그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교단의 근거지인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적 행사이기에 무턱대고 반대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그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예장 합동과의 공조를 통해 WCC 총회를 끝까지 반대하는 액션을 취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기총·한교연 다툼 지속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갈등이 2013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다툼의 양상이 조금은 다를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기총의 경우는 홍재철 목사가 올해까지 대표회장직을 맡지만, 한교연의 경우 1월 31일 정기총회를 통해 제2기 체재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교연 차기 대표회장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박위근 목사가 유력해 한교연과 한기총의 다툼은 이제 통합측과 합동측의 장외대결이라는 평가다. 다툼의 강도는 기존보다 더욱 심해질 양산이다. 향후 이단시비까지 붙을 경우 양측의 상처는 더욱 곪아 터질 전망이다.
다만 WCC총회와 관련, 한교연의 정체성이 어떨지는 미지수다. 보수적 성향이 있는 김요셉 대표회장 체제에서는 오히려 WCC 총회에 무관심했다면, 박위근 대표회장 체제에서 아무래도 통합 교단과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덧붙여 한교연의 경우 공석인 사무총장직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예장 합동 사태=지난해 9월 총회를 기점으로 가장 HOT한 교단은 단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이다. 총회장의 노래주점 출입설과 총무의 용역 동원과 가스총 물의, 갑작스러운 파회선언으로 인한 전국노회의 반발 등 현재까지 예장 합동측 사태는 끝나지 않고 있다. 9월 총회를 앞두고 갑자기 터진 총회장 노래주점 출입설과 총무의 과거 부도덕한 행적 등은 연일 이슈화되어 교계를 시끄럽게 했다. 급기야 총회가 열린 당일에는 총무가 단상에 올라 가스총을 든 전무후무한 사건이 발생했다. 나중에 사과를 했지만, 성총회가 되어야할 장소가 어지러운 장소로 변질됐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었다. 결국 총회는 총대들과의 의견충돌 중 파회되었고, 그 과정을 두고 적법성 논란이 일었다.
대책위원회와 총회장, 총무 등 서로 입장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쉽사리 결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 140개 노회가 열리는 오는 3월쯤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장기화되어 결국 9월 총회까지 끌고 갈 공산이 커졌다. 더욱이 합동측은 통합측과 미묘한 관계도 있기에 2013년 관심이 집중되는 교단이다.

기성 총무 둘러싼 논쟁=예장 합동 사태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단연 이슈화될 교단이 바로 기독교대한성결교회였다. 전·현직 총무들의 얽히고설킨 다툼으로 인한 고소고발사건, 총회본부 재정비리 등 5월 열린 총회 장소는 말 그대로 청문회 장소나 다름없었다. 전·현직 총무들은 서로의 주장을 내세우기에 바빴다. 우여곡절 끝에 총회비 삭감과 총무 권한 대폭 축소 등 뼈를 깎는 심정으로 총회는 마무리됐지만, 이후 문제가 불거졌다.
총회장이 총무의 당선무효 결재를 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제는 총무의 당선무효에 따른 보궐선거 실시 여부와 총회장 불신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심각하다. 전·현직 총무문제로 시작된 것이 결국 총회장 불신임으로 번진 셈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교단의 가장 중요한 자리인 총무와 총회장 자리 모두가 공석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과연 숨은 비호세력을 등에 지고 있는 총무와 현 교단의 수장인 총회장의 싸움에서 누가 승자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할듯하다.

기감 정상화 물꼬 트나=기독교대한감리회가 올해에는 과연 정상화가 될 것인지에 교계의 모든 촉각이 곤두세워졌다. 결정적일 때마다 문제가 하나씩 불쑥 터져 나와 정상화를 막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우선 오랜 시간 주인 없는 왕좌를 가리기 위한 감독회장 선거가 다음달 26일 실시될 예정이다. 후보등록 과정에서 일부 인사의 등록이 거부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지만,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볼 때 큰 난관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제는 누가 감독회장이 되든 교계 연합사업에서 뒤쳐져 있던 교단을 잘 견인하는 것이 문제다. 또 자중지란으로 상처 입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감독회장 선거일정이 잡혔다고 해도 사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서로를 신뢰하는 것이 먼저 앞서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또다시 고소고발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고, 감독회장 자리는 주인 없는 자리가 아닌, 독이든 성배가 될 가능성까지 있다. 따라서 감리교 사태는 감독회장 선거 후 일단락될 전망이다.

진보와 보수 이념 넘을 수 있을까=지난해 한국교회는 총선과 대선을 통해 이념적 대립각이 극에 달한 해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교회는 각종 기도회나 집회, 세미나 등을 열어 서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를 기원했다. 하지만 서로의 주장만을 내세워 상대후보들을 비방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온갖 비방마저 난무했다. 서로 헐뜯고, 비아냥거리기에 바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한국교회가 권력에 얽매여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했다. 단순한 정치참여의 수준을 넘어서 극성수준의 정치권 줄대기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2013년은 지역 간, 이념 간, 세대 간 대립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시킬지에 관심이 모인다. 박근혜 당선인도 누차 강조한 국민대통합이 과연 이뤄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확실한 것은 국민대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분열과 갈등의 모습으로 점철되기 보다는 화합과 일치된 모습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개혁과 갱신으로 거듭날 때 비로소 국가와 민족이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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