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사람은 매일같이 7시간 이상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하면, 온갖 질병으로 고통과 어려움을 당한다. 건강한 생명체일수록 매일 몇 시간 동안 거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마치 영원한 죽음처럼 사람들은 밤마다 육체의 활동을 쉬고 꿈나라에 간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잠을 자야 한다. 모든 동물들은 잠을 자야만 생명을 유지하게 되는데, 심지어 나무도, 풀도, 꽃도 잠을 잔다. 매일 같이 여러 시간 동안 죽은 것과 거의 똑같이 잠을 자야만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매일 죽고 사는 것이 반복되어지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풀의 꽃과 같은 것이 인생이라고 성경은 잔잔히 증언한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든다. 잠시 있다가 없어지는 것이다 (사 40:8). 저절로 피고 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운이 그들 속에 있다.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진다” (벧전 1:24). 사람이 살아가는 기간을 꽃에 비유하자면, 하루에 해당한다. 모세는 이를 간략한 시로 표현했다: “풀은 아침에 꽃이 피어 자라다가 저녁에는 시들어 마르나이다” (시 90:6) 프랑스 수학자이자 철학자 파스칼 (Blaise Pascal, 1623-1662)의 「팡세」에는 비슷한 비유가 들어있다: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사람이 불행하게 살아가는 것은 바로 짧은 순간, 찰나의 인생을 살다가 예외없이 죽는다는 사실에 있다. 죽은 후에 하나님의 품 안에서 영원히 살아간다는 것과 장차 다시 살아나는 것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하다.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것들만을 배우고 확신하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에, 현세에서는 그 누구도 죽었다가 다시 일어나서 장차 영원히 살아가야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구원의 복음을 듣지 못하고, 은혜를 받지 못한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인생 길이 외롭고,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을 벗어날 수 없게 되어있다. 우리는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를 잘 모른다.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간의 한계는 우리가 순례자요, 나그네라는데 있다. 하나님을 모르는 인생들은 정처없이 방황하는 나그네이다.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는 여행객, 지나가는 낯선 이방인과 같다. 오래 머무르지 않고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데, 정작 인생이 가는 곳이 어디인지 모르고 살아간다. “우리는 우리 조상들과 같이 주님 앞에서 이방 나그네와 거류민들이라 세상에 있는 날이 그림자 같아서 희망이 없나이다” (역대상 29:15). 인생을 지나가는 나그네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 세상에 임시로 있다는 것, 아주 짧은 시간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그네의 시간이라고 해보았자, 아침에 잠시 있다가 해가 뜨면 즉시 사라지는 안개와 같다. 잦은 여행을 경험하면서도, 인생이 나그네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사를 자주 다니는 사람들도 방향없이 진행되고 있는 자신들의 본질을 모른 체 허덕이면서 헤매는 경우가 많다.

성경에서는 우리 인생이 나그네의 신분임을 상기시켜 준다. 구체적으로 성령이 감동하셔서 성경에 나오는 가르침을 깊은 감동으로 가슴에 새겨주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신명기 10장 19절에,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전에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음이니라.” 나그네 인생이기에 서로 돕고 동정심을 베풀어야만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나그네 인생들을 돕고 보호하시는 분이다. 사회에서 가장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바로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 자들이다. 하나님은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불쌍히 여기시고 보호 하신다 (출 22:21, 신 10:18, 시 94:6, 시 149:9). 하나님과 사람과의 관계는 그 누구라도 그저 “하룻밤 유숙하는 나그네” 사이가 아니다 (렘 14:8). 예수님은 나그네를 돕는 안내자이다 (마 23:35).

나그네 인생이기에 항상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 첫째는 자신의 욕심과 욕망에 빠지지말아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배운 베드로 사도는 나그네와 같은 성도의 삶에 대해서 “흩어진 나그네”라고 언급하였다 (벧전 1:1). “나그네로 있을 때를 두려움으로 지내라” (벧전 1:17). 우리가 나그네이기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철저히 관리하고, 제멋대로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욕망에 사로잡히는 마음을 다스려야만 한다. “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 (벧전 2:11).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욕심을 버려야만 한다.

둘째로, 나그네이기에 또 다른 나그네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성경은 항상 선행과 너그러운 베풀기를 강조하고 가르친다. 사랑의 사도 요한은 성도들은 서로 나그네들이므로 선하게 대접하라고 당부한다: “사랑하는 자여 네가 무엇이든지 형제 곧 나그네 된 자들에게 행하는 것은 신실한 일이니” (요한 3서 1:4).

인생의 한계, 나그네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에게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준 사례들이 성경에 담겨있다. 나그네가 깨우쳐야할 지혜를 성경에서 배우게 된다. 구약 시대에 살았던 야곱이라는 분은 자신의 욕심대로 형에게서, 외삼촌에게서 인생에 필요한 것들을 빼앗았다. 재산도 많이 불렸고, 두 명의 아내와 두 명의 몸종에서 모두 열 두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악착같이 투쟁하던 그의 인생이 다 잘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모든 것을 많이 가지게 되었지만, 앙갚음을 하려는 형의 복수심, 여러 아들을 기르면서 그들 사이의 질투와 다툼과 비인간적인 행동들로 가슴이 아팠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아들 요셉을 찾아서 이집트에 이르게 되자, 바로 왕의 초대를 받았다. 요셉은 자신의 생애를 간략하게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 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창 47:9).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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