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주요 신학자들이 세월호 사건 이후 유족들의 진상규명을 향한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회적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에 신학자들은 ‘세월호의 아픔에 참여하는 이 땅의 신학자들’의 기자회견과 긴급기도회를 30일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 열고,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동시에 정직과 진실이 통하는 사회로의 환원을 호소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관계자는 “지난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사건은 교통사고와 같은 비극적인 ‘참사’라기보다는, 사태 발생 이후 잘못된 대처로 인해서 인명피해가 더욱 커진 ‘사건’”이라며, “유족들의 진상규명을 향한 간절한 호소가 200일 가까이 외쳐졌음에도 진실은 거의 밝혀지지 않고, 오히려 그들이 사회적 갈등의 원인인 것처럼 취급되는 기막힌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세월호 사건을 이제 사회적 피로감이 크니 잊자고 한다”면서, “그러나 국민들을 피로감에 지치도록 만든 것은 긴 애도의 기간이 아니라, 참된 애도를 할 수 없도록 만든 거짓의 범람이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국민과의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정부, 국가적 위기를 흥정의 기회로 삼는 정치권, 진실을 외면하고 왜곡하는 언론, 약자들을 비하하는 사회 지도층, 타인의 아픔을 분열의 빌미로 삼은 세력들에 의해서 그 소중한 시간이 탕진되고 있다”면서, “이에 신학자들은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 이 문제가 이 사회의 ‘진실과 정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시금석이라는 사실을 호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금년 10월 30일은 개신교회가 탄생된 종교개혁 497주년을 맞는 날이지만, 교회와 사회의 개혁을 외치며 탄생한 개신교회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바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단적인 사례가 세월호의 아픔을 외면하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피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정경일 박사(새길기독문화원 원장)의 사회로 박일준 박사(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통합학문연구소)가 경과를 보고하고, 권진관 교수(성공회대학교)와 박찬희 교수(서울신학대학교), 노정선 교수(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현 시국과 세월호 사건에 대한 신학자들의 입장 △한국교회에 대한 호소 △한국사회에 대한 호소 등을 주제로 각각 발언한다.

이후 세월호의 아픔에 참여하는 신학자들은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과 진실과 정직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하여’란 제목의 호소문을 낭독하고, 이정배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가 향후 일정 및 활동 계획에 대해 설명한다.

한편 긴급기도회는 김희원 교수(성공회대학교)의 사회로 김은혜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의 기도와 전현식 교수(연세대학교)의 성경봉독, 김용복 전 한일장신대학교 총장의 말씀 등의 순서로 드려진다.

또한 이은선 교수(세종대학교, 전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대표)가 세월호 사건에 대한 신학자의 입장을 증언하고, 이형기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는 종교개혁을 맞아 한국교회와 신학도들을 향한 권면을 증언한다. 이밖에도 유가족 증언과 영화인, 법조인 연대발언이 이어지고, 백소영 교수(이화여대)와 박일준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가 호소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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