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지난 5년 동안 성범죄로 처벌받은 성직자가 모두 464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목사, 신부, 승려 등 성직자들이 성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수는 2009년 80명, 2010년 108명, 2011년 93명, 2012년 87명, 2013년 96명 등 해마다 100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강간, 강제추행이 43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몰래카메라 촬영은 15건,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범죄는 12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99건이 발생한 경기도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서울이 71건, 부산 40건, 경북 23건 등이다.

특히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은 성범죄를 저지른 성직자가 다른 전문직종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성범죄로 처벌받은 의사는 379명, 예술인은 223명, 교수는 119명, 언론인은 59명, 변호사는 20명이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성직자들의 도덕적 윤리적 타락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성직자들의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각 종교마다 성직자 윤리강령을 만들어 성직자의 윤리의식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는 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교회 여성단체들을 비롯해 한국교회 일각에서는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을 방지하는 방안으로 각 교단에게 목회자 성윤리 지침을 제정해 달라고 요청해 왔지만 각 교단들은 요지부동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회에서 목회자들이 여성 교인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뿐 아니라 성폭행을 해도 해당 교단에서는 피해자보다 목회자 편을 들고 있다는 점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이 있듯이 서로 친목을 다지며 함께 목회 활동을 해온 목회자들이 자기 동료를 그리 쉽게 징계할 리가 없다.

교회라고 해서 제 식구 감싸기는 다를 바가 없다. 더욱 기가 막힐 일은 목회자에게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했다고 피해자가 폭로하면 목사를 교회에서 쫒아내려고 음해한 것이라고 몰아 부친다. 이것도 통하지 않으면 사탄이나 마귀의 짓으로 몰고 간다.

그래도 통하지 않으면 목회자에게 해를 끼친 자는 하나님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협박을 마다하지 않는다. 대개가 교회에서 이런 성추문이 발생하면 관련 목회자 반대파와 지지파로 나뉘어 서로 다툼을 벌인다. 이런 추태가 오늘 한국교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목회자들의 성추행 및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되고 있는 것은 한국교회가 얼마큼 병들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대목이다. 교인들도 무엇이 신앙의 본질인지 그리고 어떤 목회자가 삯꾼 목회자인지 가려낼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성폭행과 성추행 문제는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리고 있다. 따라서 교회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목회자 성윤리 지침을 마련하고, 목회자 스스로 이러한 추문에 휘말리지 않도록 몸가짐을 바로해야 한다. 지금처럼 목회자들의 부패와 타락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한국교회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예장 통합피어선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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