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훼 하나님은 자기 이름도 알리시지 않았고 예수는 자기의 그리스도라는 이름(명칭)을 사람들에게 말해주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한국의 개신교 특히 장로교회는 250여 개의 이름을 가지고 교파 또는 교단을 만들고 서로 독선적이며 배타적인 길을 달리면서 자파가 구원의 확신의 최선의 보장자인 양, 자파의 이름들을 생명처럼 생각하고 친선이나 협력을 꺼려하는 것은 자기 교파와 교단을 우상화하는 일이다.

최근에 ‘한국장로회총연합회’라는 것을 조직하면서 다체제 연합이라고 하는데 아직 회개를 제대로 못한 미봉책같이 들린다.

미다안광야의 호렙산에서 모세에게 명령하셔서 애굽에 돌아가서 바로에게와 이스라엘 민족에게 자기가 자기 민족을 해방시키려 왔다고 말하라고 하신 하나님은 자기를 거저 “나는 나다”고만 모세에게 말씀하시고 일정한 자기 이름을 알려주시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그가 모세의 조상 아브라함이나 이삭이나 야곱에게도 자기 이름을 알리지 않으셨으므로 그들도 자기들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정확한 이름도 모르고 거저 믿고 따랐을 뿐이겠다.

이처럼 아브라함의 하나님은 이름도 없는 하나님이셨는데, 만일 아브라함이나 이삭이나 야곱이 하나님의 이름을 알았으면 그 이름에 근사한 어떤 형상을 만들고 그 형상 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경배했을 것이다. 하나님은 그러한 일을 원치 않으셨던 것으로 짐작된다.

예수님도 자기가 그리스도(메시야)라는 명칭을 퍼트렸으면 더 많은 민중과 열심당과 반로마 정치꾼들이 그를 따랐을 것이겠지만 강대국인 로마제국을 타도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고 그리고 그 그리스도는 무력한 패배의 한 영웅이나 임금에 불과하여 한때에 있었다가 역사의 물결에 매몰되고 말았을 것이다.

모든 존재 이전에 존재하면서 그 존재의 근원이 되며 시간 이전에 계셔서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태초에 계시던 분은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신(神)적 존재이니 그를 우리는 일반적으로 하나님으로 부른다.

옛날 중국의 노자는 이 진리를 터득하고 도가도(道可道), 즉 도는 도라고만 부르면 될 것이고 그 도는 일정한 이름을 갖지 않지만 그가 있어서 만물이 그에게서 나온 모성과 같은 존재라고 하였다. 사도 요한은 요한복음 1장 서두에서 그러한 하나님을 그저 “말씀”이라고만 불렀다. 많은 일정한 이름이 없어도 모든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 민족도 그러한 신을 그저 하나님으로 불렀고 그의 이름이나 그의 어떤 형상을 만들지 않았다. 고대 중국 사람들도 그 신을 그저 천신이니 천제(天帝)라고만 불렀고 그의 어떤 형상을 만들어 세우지 않았다.
구약의 이스라엘인들도 하나님을 야훼(나는 나다)라고만 알고 믿었다. 그리하여 그는 인간의 어떤 사유(思惟)나 이념(理念)에 얽매이지 않으셨다. 그리하여 시편 시인이 말하기를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는 달라서 동이 서에서 먼 것처럼 다르다고 하였다.

한국 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날 때 좋은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서 학식이 많은 사람에게 작명을 부탁하기도 하고 또 점쟁이에게 가서 좋은 이름을 만들어 받기도 했다. 족보가 있어서 항열자대로 작명하는 사람도 역시 좋은 이름 짓기를 바라며 항열을 따르지 않는 사람도 좋은 이름을 만들어 부르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그가 이름 석자를 세상에 드러내고 알리기를 바란다. 근사한 이름, 복 많이 받는 이름, 또는 권위 있어 보이는 이름들을 고른다.

한국장로교회가 해방 후 서로 싸우고 갈라지면서 교파나 교단을 만들면서 모두 근사한 이름들을 붙여서 되도록 커 보이고 그리고 기독교를 가장 잘 드러내거나 더 매력적인 이름들을 골라서 교단이나 교파 이름들을 만들어서 간판을 내걸었다. 그러나 하도 그 수가 많아서 어느 교파나 교단이 진짜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다운지 이름만 보아서는 모르게 되었다. 비슷한 이름들이 많아서 신자들을 혼란시킨다.

그러면서 서로 자파교단이나 교파가 구원을 가장 잘 보장되게, 가장 잘 또는 가장 올바르게 믿게 한다고 선전과 전도를 펼쳤다. 이렇게 하여 한국 개신교, 특히 장로교파들과 교단들의 수가 늘어났다.

이러한 교파주의의 우상화 현상을 빨리 버리고 장로교회가 하나 되는 날에 한국 개신교의 권위와 위상의 향상과 더불어 전도의 효과도 얻게 될 것이다.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은 믿음에 대한 교만이나 자랑이나 신학이나 교리신조의 우수성이 아니고 옛 미가 선지자가 말한 대로 하나님이 구하시는 것은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뿐이다. ‘예수교’면 ‘예수교’라고만 해둘 것이지 무슨 다른 이름을 붙여서 갈라져서 그 이름을 영구화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