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 강 목사
교회는 크든 작든 12월이면 새해 예산을 세워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그 이유를 실천 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교회는 교회 운영을 중점으로 예산을 세우다보니 정작 성경에 계시된 대로 편성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껏 예산은 교회 운영에 초점이 맞추어져 겨우겨우 경상운영이 적자가 아니면 교회는 그런대로 운영되었다고 자위했다.

그러다 보니 교회가 성장해 경상운영을 넘어 예산이 잉여 되자 교회는 새로운 목표를 교회 새 건물 짓는 계획을 세워 예산을 긴축하면서 건축에 올인 한다. 마치 새 건물을 짓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본래 일로 생각해 건물 짓기 전에는 모든 계획을 중단하는 교회가 한 두 곳이 아니다.

한국교회의 예산 사용의 속을 들여다보면 실제 구제나 선교예산은 흉내만 내는 곳이 거의 다 일지도 모른다. 한국교회의 유능한 목사로 인정받으려 하면 교회건물을 조금 무리하더라도 잘 짓는 교역자가 인기를 얻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교회들은 무리하게 건축비를 충당하느라 교회의 본래 해야 하는 예산을 세울 수조차 없는 것이 오늘 한국 교회의 속사정이다. 구제와 선교를 하자 하면 교회가 좀 더 예산이 여유로울 때 까지 보류해야 한다고 하는 교회가 있다고 함이 사실일까?

교회가 주변의 절대 빈곤층인 독거노인들, 미성년 가장들, 조손 가정, 모 자녀 가정 등을 살피지 않고 교회 밖의 일로 치부하다 결국 문제가 터지면 주변 교회는 신앙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지 않은가? 물론 누가 와서 책임추궁을 하지는 않지만 신앙을 가진 교회의 책임이 중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교회주변의 주민들의 생활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 메스컴에 알려진 독거노인들의 생활고 자살로 사망한지 몇 주 또는 몇 달을 넘겨 발견 되어도 그 주변 교회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하니 이것이 한국교회의 관심사다.

이는 교회가 지역과 단절되었음을 의미함이요 지역에 영혼 구원을 위한 전도 계획이 없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그리고 누가 묻지 않았는데도 교회는 예산이 없어서 이웃들을 살필 여유가 없다고 발뺌 하는데 급급해 한다. 교회와 지역 떼려야 뗄 수없는 관계인데 언제인가부터 교회는 지역에 있으면서 지역과 관계없는 곳으로 변질 되었다. 이제부터라도 교회는 지역과 관계를 전도와 구제로 회복해야 한다. 그것도 소리 없이, 자랑 없이 새벽에 이슬이 아무도 모르게 내리듯이 어려운 이웃을 보살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교회에 대한 지역의 인식이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진다고 보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

한국교회는 성도들이 교회에 연보하는 헌금은 사람들의 재산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임을 신앙 양심고백 해야 한다. 입으로는 하나님의 돈이라 하지만 속으로 우리 마음대로 라는 등식이 있으면 결국 성령님이 교회 속에 계심을 거북스러워하신다. 현재 한국교회의 실제 모습을 보라. 우뚝우뚝 솟은 교회 건물이 겉으로는 살아 있는 교회 같이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미 생명이 다한 모습임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교회의 자랑이 대지 몇 평에 건물 연건평이 몇 평 하는 것으로 하지 말고 불신자 몇 명 구원, 구제 예산 얼마, 전도 예산 얼마, 선교 예산 얼마라고 자랑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한국교회는 사회 일반 국민들이 부의 자랑을 자신의 아파트 평수와 개인주택 고급화를 자랑하는 것처럼 교회 건물의 크고 작음에 따라 성공과 비성공의잣대를 들이 대고 있는데, 이는 교회가 뼛속 깊이 세속화 되었다는 증거다.
하나님이 보실 때에 부자에게 한 오늘밤에 네 생명을 취하면 그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하신 말씀을 제발 되새김질 했으면 한다.

한국교회는 민주사회에 존재하기 때문에 교회의 형편이 천차만별이다. 그러다보니 예산 계획도 교회마다 각각이다. 많은 예산이나 작은 예산이라 할지라도 그 예산의 규모를 따지지 말고 성도들의 연보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교회를 이룬 성도들의 감소는 바로 교회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은 뒷전으로 미루고 사람들이 기뻐하는 일만 하기 때문으로 보는데 동감하는지?

교회에서 매년 연말이면 새해에는 진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성도들의 의견을 모으는 연말 제직 총회와 교인총회를 소집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여기서 의견들이 갈라져 세상국회 못지않게 서로 으르렁 거린다. 이는 인간의 생각을 관철하려고 하니 교회는 하나가 되지 못하고 편당이 져 선과 악의 대결장이 되어 버린다.

목회자와 성도들이여 제발 새해에는 교회 예산을 초대교회가 복음을 전파하고 과부와 고아와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연보했듯이 예산 상당 부분을 구제와 선교 예산으로 편성하기를 부탁드린다. 이 부탁 무리일까?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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