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감사를 모르고 늘 불평만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그 불평하는 습성은 인간의 존재와 그 근원부터 함께 하는 습성인 듯하다. 출애굽기를 읽다보면 “이 사람들 참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과 함께 하나님의 인내와 끊임없는 가르침의 반복을 보게 된다.

늘 불평으로 인생의 업을 사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대하면서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나름 이해하게 된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과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과의 삶이 붕어빵처럼 똑 같다. 그들에게서 주를 향한 감사와 찬송은 냄비의 죽 끓듯이 한 순간의 감격이고 감동일 뿐, 그들에게는 끊임없이 불평하는 고질병이 있다. 그것은 인류가 가졌고 고민하되 고칠 수 없는 불치의 병이다.
불평이 그들을 죽음으로 끌고 갈 때까지, 아니 죽는 자리에서도 불평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늘 ‘이집트의 고기 가마’를 생각한다. 그리고 ‘떡을 배불리 먹던 때’를 생각한다. 노예인 그들이 고기를 먹었으면 얼마나 어떻게 먹었겠으며, 떡을 배불리 먹었으면 어떻게 배부르게 먹었겠는가마는 벌써 노예로서의 고통은 잊어버리고, 하늘의 만나와 메추라기 고기를 입에 물리도록 먹는 이 상황 속에서 어설픈 먹거리가 추억이 되었다.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는 과거를 지향하는 삶의 태도다. “그 때가 좋았지” “그 때는 그래도 이랬어.”라는 식의 삶의 태도로서 감사와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도전을 포기시키는 마이너스의 에너지다.

이런 유의 과거지향적인 사람은 결코 스스로 변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새로움과 더 나은 날을 향하여 나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구구단을 외우려 하지 않고, 손가락 샘이 훨씬 더 좋다고 고집한다. 스마트폰이 복잡하기만 하다하고, 스마트폰이 없어도 잘살 수 있다고 고집을 피우며,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의존적이고,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사람에게 그 책임 떠넘기기 즉 투사(投射)하려고만 한다.

애굽의 노예였던 히브리 백성이 하나님의 선민(選民) 이스라엘이 되었다는 것이 ‘안락(安樂)’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선민은 오히려 선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하나님과 주변 민족들로부터 요구받게 된다. 하나님이 택하신 선민으로서의 기대수준에 이르기를 광야의 이스라엘백성들이 요구받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안락’만 추구하고, 그 길을 가고자 한다. 그저 먹고 마시는 것, 안락한 잠자리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기뻐하는 삶 정도의 저급한 수준에 머물러 만족해한다.

“사람은 빵으로만 살 수 없다”는 말은 바로 이 광야의 백성들에게 하신 말씀이요, 불평하며 빵만 요구하는 우리들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빵은 안락의 대명사이다.

노예근성이란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 삶의 목적을 상실한 사람, 그저 매일 매일 생물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꿈과 비전은 없고, 그저 어쩠든지 배부르게 먹고, 편하게 살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줄 아는 사람이 노예다. 그리고 노예의 삶의 자리에 안주(安住)하는 것은 곧 안락사(安樂死)를 선택한 것과 다름 아니다. 안주하는 순간 이미 죽은 목숨이나 진배없다.

삶이란 불편을 선택함으로써, 어려움, 모자람, 부족을 선택함으로써, 도리어 풍성을 얻어내는 역설에 있다.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그런 삶으로 주의 거룩한 동산에 오르고자 하는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불평은 심리적 미숙아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심리적 미숙아는 문제가 발생되면 문제의 원인을 늘 외부에서 찾고, 떠넘기기를 시도한다. 이렇게 투사(projection)만 하는 사람은 조금만 불편하면 버럭 성질을 내고, 남을 해코지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육체적인 쾌락과 세상의 욕구만 알뿐 생명구원의 감사와 정서적인 즐거움(joy)의 개념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와 신자들에게 불평대신 감사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감사는 교육하여 가르쳐야할 중요한 인생의 필수과목이다.

유대인은 밥상머리 감사에서 탄생한다. 감사로 시작하는 안식일 식탁이 유대인을 지켰다. 밥상머리 교육은 감사와 서로간의 축복과 대화가 핵심이다.

유대인 어머니들이 자식을 키울 때, 늘 세 가지를 강조한다고 한다. 첫째, 모든 일에 감사하라. 작은 일이나 큰일이나 감사하는 사람이 되어라. 둘째, 원망하는 사람과 놀지 말라. 셋째, 감사하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라.

바로 이런 감사의 정신자세가 유대인들을 세계적으로 돋보이는 민족으로 세우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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