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혁 목사
한국교회의 근본적인 문제는 세속적 유행에 치우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은 믿음의 선배들을 바라보고,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라고 명하고 있지만, 오늘의 한국교회는 정치 경제 문화 음악적인 유행과 프로그램에 치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자녀들로 존재하게 된 것은 첫째는 하나님의 망극하신 긍휼과 자비와 사랑과 은혜이기 때문이지만, 둘째는 신앙의 선배들이 우리들에게 물려 준 영적 유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이 물려받은 값진 유산은 세상적인 축복이나 물질적인 금 은 보화가 아니다. 회개와 믿음과 사랑과 눈물과 헌신과 섬김과 희생과 소망과 같은 값진 영적 유산이다. 이와 같은 값진 영적 유산은 우리들이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이나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믿음의 선배들을 바라보고, 배워 닮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부족한 내가 물려받은 영적 유산을 극히 간단하게 요약해서 서술하려고 한다.

첫째로 평양에서 순교하신 나의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으로부터 순교 신앙의 영적 유산을 보물로 물려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을 믿는 신앙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며 신앙의 절개를 지키는 순교 신앙이라는 것을 아버지로부터 보고 느끼며 배우게 되었다.

둘째로 6.25 사변 때 대구에서 한국의 무디 이성봉 목사님으로부터 회개와 새벽기도와 은혜 사모와 성결의 영적 유산을 보물로 물려받았다. 이성봉 목사님의 회개의 메시지는 나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되었고, 은혜 사모의 메시지는 나의 삶을 지탱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셋째로, 서울로 올라와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면서 김치선 목사님으로부터 회개와 새벽기도와 은혜 사모와 전도의 영적 유산을 계속해서 보물로 물려받았다. 김 목사님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3학년 때 왕십리 들판에 나가서 찬송을 부르며 아이들을 불러 모으고 설교를 하다가 천막을 치고 개척교회를 시작하기도 했다.

넷째로,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님으로부터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역적 유산을 보물로 물려받았고, 특히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섬김과 희생과 순교의 영적 유산을 보물로 물려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느 날 아침 남대문 네거리에 있던 서점에서 <사랑의 원자탄>이란 책을 사 들고 남산에 올라가 숲 속에서 하루 종일 저녁이 될 때까지 읽으면서 울고 또 울고 기도하고 또 기도한 일이 있었다.

다섯째로, 한경직 목사님으로부터 온유와 겸손, 눈물과 참회, 긍휼과 사랑 그리고 협력과 화평의 영성을 보물로 물려받았다. 내가 1살 난 애기 때부터 한경직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고, 한 평생 한경직 목사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받게 된 것은 너무나 큰 은혜와 축복이었다.

여섯째로, 박윤선 목사님으로부터 기도와 말씀, 진실과 겸손, 단순함과 소박함과 따뜻함의 영성을 보물로 물려받았다. 박윤선 목사님은 기도와 말씀에 사로잡힌 분이셨고, 가식과 꾸밈이 없는 어린 아이와 같은 단순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과 미소를 지닌 분이었다.

일곱째로, 정진경 목사님으로부터 온유와 겸손, 소박함과 따뜻함, 포용과 격려와 칭찬의 영성을 보물로 물려받았다. 정 목사님과 세계 곳곳을 함께 다니면서 룸메이트를 하곤 했는데 함께 있으면 너무 편하고 즐겁고 좋은 분이셨다.

여덟째로, 지금104세가 되신 방지일 목사님으로부터 순수함과 섬세함과 정확함과 따뜻함과 눈물의 영성을 보물로 물려받고 있다. 세속화와 인간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선지자와 제사장의 사명을 수행하고 계시는 귀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모두에게 무릎을 꿇고 감사를 드리고 또 드리고 싶다. 우리가 바라보고 또 바라보아야 할 것은 세상의 유행도 가치관도 아니다. 우리가 힘써야 할 것은 멋진 행사나 프로그램에 치중할 것도 아니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그리고 우리 신앙의 선배들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우리들에게 물려준 값진 영적인 유산들을 귀중하게 여기고 고이 간직하고 실천하면서 살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강변교회 원로/선교 목사,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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