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정 일 목사
1919년 3월 1일 독립운동이 일어난 지 96년이 되었다. 일제에 강제로 나라를 빼앗긴 지 10년이 되던 해에 우리 선조들은 민족 독립을 전 세계에 선포하고 만세 운동을 펼쳤다. 탑골 공원을 효시로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온 만세의 함성. 그때의 위대한 부르짖음은 민족 생명의 불길을 활활 타오르게 하였고, 오늘날에도 다시 3.1 운동의 불길이 재점화 되어야 할 애국 운동이요 거룩한 분노다.

당시 남북한 총 인구는 2천만 명이었는데 종교별로 체포된 종교인수는 불교나 유교가 당시 300만을 웃도는 큰 교세였지만 불교 41명, 유교 56명이었고, 천도교는 200만 명에 육박했는데 1,063명이었고, 기독교는 25만 명의 교세에서 2,039명이 체포, 구금되었다. 더구나 33인의 민족 대표 중 16인이 기독교인이었고, 천도교인은 15명이었으며, 2명의 불교인이 동참하였다. 당시 교회는 독립운동의 산실이었으며, 교인이면 누구든지 오직 애국과 독립을 염원해서 생명을 내걸고 희생에 참여한 전국적인 애국운동이었다.

3.1 운동은 그해 5월까지 독립만세를 부른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가정이 파탄되고, 처참한 고문으로 질병에 시달리고, 꽃다운 나이에 비명횡사하였으며, 먼 이국땅으로 떠돌며 유리표방 자손대대까지 가난으로 대물림되어 고난으로 점철된 서글픈 비극으로 흘러갔다. 해방된 오늘 대한민국이라는 자랑스러운 국가 공동체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지나면서 이처럼 굳건히 설 수 있게 된 것이 모두가 애국선열의 고귀한 희생덕분이다.

그런데도 오늘날 국가기관과 공공기관 일부에서는 피 땀 흘려 세운 이 나라를 갉아먹는 도적떼들이 날뛰고 있다. 금년 1월 2일자 청소년 경제교육을 내세워 36억 원의 국고 보조금을 횡령한 한국 경제교육협회 사무실에서 “돈은 먹는 놈이 임자다.”라는 쪽지가 발견되었다. 공공 돈은 눈먼 돈이거나 불로소득 되는 돈으로 아는 구조악이 이 땅을 뒤덮고 있다. 심지어 국가를 망가뜨리는 국방의 무기들까지 갈쿠리 해먹는 이적 행위를 거침없이 하고 있다. 이 나라는 각종 피아들의 천국인가? 국정을 맡은 정치인들은 자기들의 정권 유지와 쟁취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끝없는 긴장 속에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악랄한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국제 정세와 국내의 경제, 교육, 사회문제들이 첩첩산중인데 정치인들은 국민을 얕보고 속이는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정치인의 국격과 품격이 국민을 못 따라 온다는데 불신감이 고조되어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해 줄 때 생업에 열심히 종사하는 것이다.

하림닭 대표인 김홍국 씨는 나폴레옹의 모자를 26억 원에 샀는데 “무모한 도전이 아닌 1%의 가능성을 보고 도전했던 나폴레옹의 생각과 정신을 산 것”이라고 했다. 96년 전 선조들의 독립운동도 1%의 해방을 바라보면서 일어선 것이다.

정치권은 우리를 노예로 만들었던 일본보다 앞설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나라의 정치, 안보, 안전의식, 법질서, 경제, 교육, 종교가 다 그때그때 문제가 발생하면 단기로 틀어막기식 처방이다. 이런 모습들을 보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천시하고 혐한 시위까지 벌인다. 일본은 강한 자에게는 굽신거리고, 약한 자에게는 강하게 보이는 것이 그들의 근성이다. 아베의 ‘위안부 망언’, ‘독도 망언’이 그 도를 더해가는 것이 우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구촌의 일원이기를 포기하고 옛 군국주의를 부활시켜 나가고 있다. ‘케리어 에어컨’ 강성희 회장은 매일 전 직원 앞에서 “살아남자!”고 외친다고 한다. 이런 결의의 언사가 96년 전의 함성처럼 오늘의 함성으로 재현되어야 하겠다.

대전은목교회 총무·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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