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1일은 세계사적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3.1만세운동이 발발한지 96년이 되는 날이다. 일본제국주의의 총칼 아래 신음하던 이 땅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난 3.1만세운동은 국민 모두의 자발적인 의사로 결집되어 전 세계를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친 정의와 평화, 자유의 갈구였다.

일본은 1905년 대한제국을 강압하여 을사늑약을 체결하고 우리의 외교권을 박탈했으며, 경술년(1910년) 8월 29일에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체결함으로써 조선의 국권을 침탈했다. 이런 암흑기에 기독교 지도자들이 주축이 된 민족 대표 33인은 기미년 3월 1일 서울 탑골공원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전 세계 만방에 선포했다.

잔악한 일제는 3.1만세운동 가담자 630명을 살상한 것을 비롯해 수많은 교회지도자들을 투옥 고문하고, 기독교 교회를 탄압했다.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 징병된 500만 명 중 291만 명이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눈을 감았으며, 정신대라는 이름의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간 43만 명중에 23만 명이 꽃도 펴보지 못한 채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지금 일본의 아베내각을 비롯한 몰지각한 정치인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도발행위는 도를 넘고 있다. 자기들이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저지른 추악한 역사를 미화하려 몸부림치는 모습에서 과거 제국주의의 망령에 사로잡힌 섬나라 일본의 암울한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36년간 우리의 영토를 침탈하고 주권을 유린한 것도 모자라서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시키고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고위인사가 참석하는 등의 후안무치한 행동을 계속하는 일본을 보며 분노를 넘어 측은지심마저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 전범국 일본의 군국주의를 부활시키고 있는 아베정부와 우익 세력은 오늘도 몰염치한 작태를 계속 하고 있다.

일본은 이제라도 우리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부끄러운 행동을 중단하고 과거 주변국들에 저지른 침략·침탈행위와 군대 위안부 강제동원 등 반인륜적 범죄를 엎드려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주변국을 총칼로 유린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을 우상화하는데 혈안이 된 아베총리와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즉각 중단하고 강제 징병 희생자와 유족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

일본이 군국주의의 부활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양국의 미래는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것은 자라나는 세대에 불행한 역사유산으로 고스란히 전수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일본이 스스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부끄러운 역사왜곡을 중단하고 국제사회 앞에 겸허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한국교회는 과거 민족과 사회를 이끄는 정신적 등불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스스로 한 알의 밀알이 된 순교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밑거름으로 오늘의 한국교회가 부흥 성장했다. 이제 한국교회는 순교선열들의 애국애족 희생정신을 계승하고 3.1운동에 새겨진 정의, 평화, 자유의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 구태와 안일함을 벗어버리고 개혁과 갱신의 자리로 돌아와 하나님이 교회에 당부하신 사회적 책임과 섬김에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3.1만세운동에 새겨진 자유와 정의. 평화에 대한 절규에 응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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