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규 희 목사
총칼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독립을 외쳤던 그날. 아우내 장터가 떠나갈 듯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사람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슴 속에 담았던 독립에 대한 열망을 한꺼번에 쏟아 냈다. 손에 든 태극기는 물결을 일으키며 한반도 끝자락까지 일렁였다. 우리는 이날을 잊을 수가 없다. 95년전에 일어난 3.1만세운동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다.

그것은 가난하고, 우매한 조선의 백성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일본제국주의의 총칼에 맞서며 굴하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이 운동의 중심에 교회의 여성들과 기독농민, 그리고 떠돌이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배우지도 못했고, 신분계급에 의해 하층민이었다. 또 봉건주의 사상이 팽배한 사회에서 피지배세력이었다.

당시 3.1만세운동의 주체세력인 이들의 만세운동은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등을 향한 예수님운동이었다. 한마디로 3.1만세운동은 영미선교사들이 이름 붙여준 천박하고, 우매한 백성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의 결정체였다.

그리고 3.1만세운동은 교회를 중심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어났으며, 7천여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희생을 당했다. 오늘 한국교회가 민족앞에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기독여성과 기독농민, 기독학생, 떠돌이들이 만세운동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3.1만세운동은 누가 시켜서 일어난 운동이 아니다. 나라의 독립을 간절히 바라는 기독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운동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당시 일제의 총칼의 위협에도 한국교회와 교인들은 독립정신을 한반도를 넘어 지배세력에 의해서 고난당하는 아시아민족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3.1운동을 계승, 해방이후 분단 극복을 위해서 노력했다.

이렇게 민족의 자주독립과 분단극복을 위해 행동으로, 기도로 앞장섰던 작금의 한국교회는 세상을 견인하는 역할을 감당해에 함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분열과 갈등으로 차마 눈뜨고는 못 볼 진풍경(?)을 자아내고 있으며, 성장이 멈춘 것도 모자라 후퇴를 거듭하고 있는 지경이다. 화합과 일치를 외치고는 있으나 한국교회 전체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오히려 국론분열의 중심에 교회의 지도자들이 서 있다.

더 이상 한국교회는 세상 사람들의 희망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걱정하는 세태가 되었다. 하비콕스는 “교회가 세상을 버리면, 하나님은 교회를 버린다”고 했다. 사실 한국교회는 부자가 된 나머지 사회적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지를 못했다. 부자들의 분물을 닦아주며, 교회가 감당해야 할 하나님나라 선교를 망각했다.

한국교회가 이대로 가다가는 설자리가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각성운동과 회개운동, 그리고 개혁운동을 통해 일본제국주의 아래서 외쳤던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등정을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렇다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3.1운동의 기치를 내걸고 하나되어 한반도 전체에 하나님의 물결이 일렁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개인의 욕심과 욕망에 사로잡히지 말고, 나라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대범함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분단극복을 위한 행진을 벌여야 한다. 이것만이 세속에 사로잡혀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한국교회와 민족에게 희망을 가져다가 줄 수 있다.

예장 열린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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