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성교회 사태가 발생한 지 10여년이 흐르도록 갈등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광성교회 은퇴목사 반대측 교인들이 교회소유인 학교법인 영신학원을 김창인 목사가 사유화했다며 이를 원 소유자인 광성교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해 교회를 둘러싼 갈등이 영신학원 소유주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성명 발표 외에도 지난해 12월에 이어 지난 9일부터 서울 노원구 중계동 소재 영신여고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해 12월 4일까지 10일간 시위를 벌인 이들 교인들은 김부일 장로를 대표로 노원경찰서에 4월3일까지 옥외집회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은퇴목사 반대측 학교 앞에서 2차 시위, 성명 발표

현재 광성교회는 김창인 은퇴목사 및 예장통합측이 파송한 임시당회장 남광현 목사를 지지하는 측(이하 은퇴목사 측)과 이 교회 위임목사였던 이성곤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퇴목사 반대측)로 나뉘어 예배를 드리는 등 분열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반대측의 교인들은 자신들은 6000명에 달하는 반면, 은퇴목사 측은 400~500명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성교회 은퇴목사 반대측 6000명 명의의 교인들은 16일 발표한 ‘학교법인 영신학원 사유화 음모 고발 성명서’에서, 교회가 인수한 영신학원을 현 이사장인 김창인 목사 개인이 인수한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1987년 학교재단의 빚으로 문제가 생긴 청산여자전수학교측이 매각을 제안해 옴에 따라 광성교회가 학원선교를 목적으로 기존 재단 빚 2억원 변제와 인수자금 명목으로 재단적립금 10억원, 학교건물 증축 등의 자금 17억원 등 총29억여원을 투입하겠다는 청산학원 발전계획(안)을 서울시 교육청에 제출하여,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승인하여 인수하였다“고 밝혔다.

이후 이 전수학교는 학교법인 영신학원으로 명칭 변경됐고 영신여자고등학교, 영신여자간호비즈니고를 포괄한 학원으로 변했다.

광성교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은퇴목사 반대측 교인들이 제기하는 주장은 교회의 회의록, 교육청의 문서에서 충분히 입증된다.

이어 이들은 “학원선교를 목적으로 광성교회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인수하였음에도 현 김창인 이사장과 그의 사위인 교장이 인수초기부터 광성교회와는 무관하게 개인이 인수한 것처럼 꾸몄다”면서 “그동안 광성교회에서 지원한 재단전입금도 개인통장으로 받아 용처도 불분명하게 사용하여 왔으며, 자신들을 따르는 교인들 중 일부를 학교의 교사와 직원으로 채용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지난 20여년을 본인들의 사립학교 왕국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은퇴목사 반대측 광성교회 교인들은 성명에서 “김창인 이사장과 석OO 교장이 학교법인 영신학원을 사유화시킨 증거는 명확하다”며, “국가기록원에 보존된 영신학원 관련 자료 확인결과 초기 인수자금을 교회에서 지원하면서 마치 김창인 목사 개인이 일부를 출연한 것으로 작성하였다”고 폭로했다.

이어 “인수초기 학교법인 정관을 개정하면서 타 학교법인(영락교회) 정관을 벤치마킹하였는데, 교회의 막대한 재산을 출연하여 학교법인을 인수하였기 때문에 당연히 재산의 관리, 임원의 선임 등 주요조항에서 교회의 동의나 당회의 제청 등을 받아 결정하는 것으로 규정함이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이사회 의결을 거쳐 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아서 교인들 몰래 학교법인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최근 확인된 바로는 광성교회와 영신학원간에 수상한 부동산 거래내역이 밝혀지면서 그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었고, 이에 광성교회 대다수 교인들은 공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창인 원로목사가 2004년 12월 21일 광성교회를 퇴임한 이후에도 계속 영신학원의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최측근들을 이사진에 두고서 영신학원을 쥐락펴락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간 영신학원을 교회의 품으로 되찾고자하는 눈물겨운 노력을 통해 모조리 폐기했다는 인수초기 증빙자료를 모두 찾아내 영신학원을 사유화 시킨 비밀을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 6천여 광성교회 성도들은 앞으로도 더욱 가열찬 투쟁을 계속하여 학교법인 영신학원을 기필코 되찾을 것”이라며 “이제 영신학원은 김창인 이사장(원로목사)의 개인소유 학원이 아니다. 이제라도 김창인 이사장은 영신학원을 광성교회 품안으로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은퇴목사 반대측, “수상한 부동산 거래내역 새롭게 발견됐다” 주장

논점은 영신학원의 소유주가 누구냐는 것. 은퇴목사 반대측이 두차례에 걸쳐 성명을 발표하고, 학교 앞 시위를 벌인 것은 이 학원이 교회의 소유임에도 불구하고 김창인 목사 등이 사유화했다는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김창인 목사는 공식적으로 광성교회의 헌금으로 영신학원(구 청산학원)을 인수했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그를 지지하는 그룹은 영신학원이 광성교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창인 목사는 그의 자서전 <주의 뒤를 따라>(모퉁이돌 간) 221페이지에서 “학원선교가 꿈이었는지라 당회에서 학교를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교회가 저축했던 자금과 교인들의 집을 담보로 하여 은행 빚을 얻어 학교 부채를 해결해 주고 1987년 5월 24일 인수절차를 모두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교육청 교육지원국이 작성한 국가기록원의 ‘청산문화재단임원 관계철’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이 문서는 광성교회가 청산학원으로부터 학교를 인수하기 위해 교육청에 제출한 계획서.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법인 청산학원 정상화에 대한 광성교회 의견검토’에서 “현재의 각종학교(주간 36학급, 야간 12학급)를 인문계 여고(주간 36학급, 야간 상과 24학급)로 개편할 발전 목표”에 따라 10억원을 광성교회에서 출자키로 했다고 기술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담임목사였던 김창인 목사 명의의 현금 2억378만원, 광성교회의 주택4동 2억7678만원, 광성교회 당시 서기였던 한수봉의 명의로 교회 및 사택1동과 목장 및 임야 1억8479만원으로 교실과 강당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또 교육부는 광성교회가 1988년부터 10년간 1년에 2000만원씩 2억원을 출자해 학교부지를 확장키로 했다면서, 1억3464만원을 출자해 건물을 이미 완공했다고 보고했다. 김창인 목사의 자서전을 근거로 볼때, 광성교회 당회장이나 서기 명의의 출자금 역시 개인 돈이라기보다 교회의 자금이지만 교회를 대표하는 자이기에 명기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해당부서는 이어 “광성교회에서 청산학원에 출연하고자 하는 재산은 10억원이지만 부채상환 명목으로 이미 기부 채납한 2억990만원을 합하면 13억원 상당이 되며 학교시설도 많이 개설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광성교회가 제출한 안대로)임원개편을 승인하여 학교발전에 기여함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는 광성교회의 1987년 3월 29일자 제직회의록에도 명확히 기재돼 있다. 이 회의록에 따르면 학원 인수를 위해 4필지의 교회소유 재산에 대해 “학교법인 청산학원에 기부하였는바 법인등기와 동시에 명도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한 대표자를 선정했다고 적고 있다.

은퇴목사 반대측 교인들은 이러한 근거에 따라 영신학원이 교인 헌금으로 인수됐고, 그 소유주 역시 광성교회 총유재산이므로 은퇴한 지 10년이 지난 김창인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등 족벌체제의 사유화를 막고 교인총유의 지배체제로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지난해 12월 발표한 성명에서 교인들은 “1986년 영신학원의 전신이었던 청산여자전수학교 부채 2억 원을 변제하고 인수자금 명목으로 재단적립금 10억 원, 학교건물 신증축의 재원으로 17억 원 등 총 29여억 원(현재가 수백억원)을 투입하여 광성교회가 인수하였다”며, “이후에도 매년 수억 원씩의 학교운영자금을 출연하여 교회의 분규가 있기 전까지 5년간(1999년~2003년) 도합 약 34억여 원이 지원된 바 있다”고 밝혔다.

김창인 이사장과 사위인 교장의 사퇴 촉구

특히 “재단 측 황아무개 이사의 말에 따르면 한편으로는 광성교회 교인들이 재정출연을 하였다고 말하고 있으면서도 광성교회는 학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학교법인 정관에 학교법인과 재단이사진이 광성교회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변경”한 부분에 대한 서울시 교육청의 답변에서 이러한 점이 명백히 드러난다는 것.

서울시교육청이 “정관상 이사장 선임에 있어 당초 설립인가 시부터 현재까지 광성교회와 관련된 부분의 내용이 없음”이라는 답변을 보낸 것에 대해 광성교회 이성곤 목사측은 “광성교회 교인들의 정성어린 헌금으로 영신학원을 분명 인수하였음을 인정하면서도 또 다른 행보로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영신학원 정관에서 광성교회 관련 사항을 의도적으로 배제하여 사유화 하려한 의혹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 엿보인다”고 제기했다.

더욱이 광성교회가 영신학원의 실질적인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학원 지원금에 대한 회계보고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도 지적됐다.

광성교회 은퇴목사 반대측은 “십시일반 가벼운 호주머니를 털어 엄청난 자금을 마련하고 그 정성어린 헌금을 아낌없이 투입하여 지원하였으나 회계보고는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아 재단의 운영상 비리에 대한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며 “2004. 8월 실시한 광성교회 재정의 외부회계감사시 자금의 입출금에 관련한 세부항목에 대한 공식 자료공개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등 교회당이 복마전 양상으로 치닫는 점입가경의 형국이 되어버린 지 오래됐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창인 목사는 통합측 교인들 전체의 강력한 간청이 있어 본인이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실명을 거명 받지 못한 수천 명의 교인들은 차치하고라도 대법원에서 통합 측 광성교인이라고 명확히 실명까지 못 박아 확인받은 1913명은 어느 별에서 온 교인들인가?”라고 묻고, “자신의 측근들로 뭉쳐진 이사진과 자신을 추종하는 극소수 교인들의 의사가 전부일진데 교인들 전체의 간청이라니 개탄스러운 형국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성곤 목사측 교인들은 또 “진실을 왜곡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물러남이 한때나마 하나님 말씀의 사자로서 처신해온 목회자로써 일말의 양심이라도 가진 자의 온당한 처신일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학생들이 동요하고 상처를 입거나 그들이 볼모로 희생되어지는 일은 추호도 원치 않는 것이 저희들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투명하고 정직하게 경영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도덕성 자질을 갖춘 능력 있는 단체나 개인에게 무상으로 인계하거나 사회에 환원되기를 저희 6000여 광성교인은 여출일구로 원하는 바”라고 밝혔다.

은퇴목사 반대측 광성교회 교인들은 특히 “은퇴목사인 김창인 이사장과 그의 사위인 교장, 그리고 그의 추종세력인 이사진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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