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관 목사 

▲ 황호관 목사
부자 되세요! 수년 전에 새해인사 말로 유행했던 일이 있었다. 자유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실로 제왕 적 힘을 발휘한다. 어느 회사가 가장 건실한가? 답은 돈을 많이 벌어서 많은 급료를 직원이나 노동자들에게 나누어주는 회사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돈이 말하는 그런 동에서는 이런 말들이 심심찮게 회자한다. 횡령, 공금유용, 탈취, 배임, 축재, 듣기만 해도 우중충하고 기분 좋지 않은 단어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단어들, 이런 말들이 교회당에서 혹은 사찰주변에서 자주 돈다면 어색하다 못해 낯이 붉어지고 소름이 돋지 않는가? 지금은 너무 자주 들어서 덤덤해 졌는가? 목사가 사찰 얘기하면 ‘너나 잘 해요’랄 것 같으니 그 동네 얘기는 관두고, 우리 동네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교회 후임자 문제를 두고도 말이 많다.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내신 성남 어느 어르신께서 아드님을 후임으로 세우셨다 해서 뉴스거리가 되는 것을 보고 쓴 웃음을 지었다. 이제 웃을 일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저 시골 어느 촌에서 목회하시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 온 박사 아들 목사가 그 뒤를 이었다면 그것을 세습이라 하겠는가? 또 그런 일이 예수님 오시기전에 단 한번이라도 있을까? 문제는 돈이다. 이 큰 떡덩이(이 많은 재산을)를 누구에게 주랴! 아까워서, 내가 이것을 어찌 일궜는데! 이래서 다른 사람에게 못주는 것 아닌가!

그래도 아버지 이상 가는 실력이 있고, 영성도 뛰어나고, 그래서 교인들이 생각을 접기를 그 아버지보다 나으니까 이만 한 목사를 어디서 찾겠는가! 그래서 후임자로 모셨다면 이것을 또 세습이라고 시비하겠는가? 아니다. 아니니까 문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장 가까운 친구(?)를 임시당회의장으로 세워서 작품을 만들어 놓고는 한탕 잘 해냈다는 식으로 웃는다.

노회에서 위임을 허락하지 않으니 부교역자 동원령을 내려 임시회를 열고 가부를 물어 위임식 결의하고 승계 작업 완료! 이분도 누구라면 훤히 아는 분 이야기다. 여기서는 3수를 해서도 대학 문턱이 하도 높아서 넘을 수가 없으니까 궁여지책으로 유학(?)을 보냈으니 어디서 공부를 했겠는가? 어느 신학교에서 공부를 마쳤는지도 목사 안수를 제대로 받았느니, 아니니 시비를 가려야하는 그런 위대한 아드님을 억지로 세우려니 교회는 반 토막 나고 그래도 세우니 세습이 아닌가?

돈이다. 돈! 돈에 매몰되어 버린 한국교회를 어떻게 해야 하나? 새벽마다 종치고 설교도 하시던 목사님이 염 장로의 뿔에 찔려 교회에서 쫓겨나 소 달구지에 어린 손자를 싣고 새벽이사를 떠나시던 할아버지 목사님을 생각하면서 ‘나는 죽어도 목사가 안 되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하나님께 덜미를 잡혀 목사가 되었노라.’는 목사님을 생각하면 이 시간도 가슴이 이렇게 아픈데! 소달구지에 실을 만큼 밖에는 이사 짐이 없었던 그런 목사가 지금 우리 주변에 계실까? 여보세요! 지금이 어떤 시댄데 구석기 시대 얘깁니까? 내가 웃기는 목사가 되었군요. 미안합니다. 예장 개혁총회 전 총회장,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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