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신문이 지령 1백호를 맞았다. 창간 이후 어렵고 힘든 고난의 가시밭길을 헤쳐 온 기독교 정론지가 이 땅 위에서 언론으로서 바른 역할을 감당해 왔음을 축하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신문이 역사와 전통이 오래되었다는 것만으로 평가받던 시대는 지났다. 언론은 그 첫 번째 사명인 사실 보도와 평론으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사실 보도와 평론은 객관적인 기준이나 척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신문사의 정체성과 보도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독자의 평가와 판단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언론이 매체를 통해 지향하는 모든 것의 궁극적 해석과 판단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기독교한국신문이 창간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 많은 교계신문 중에 특별히 하나 더 생기는 것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정도라며 평가 절하했다. 심지어는 6개월 가면 오래 버티는 거라고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기독교한국신문은 한국교회의 척박한 언론 현장에 맞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한 언론의 좌표를 제시하고자 노력해 왔다. 때로는 주간신문의 태생적 한계를 드러내며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앞에서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남다른 노력까지 덮어버릴 수는 없다.

기독교한국신문이 지령 1백호를 맞도록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부분에 대해 필자는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 안에 다양한 목소리가 혼재되어 있는 현실에서 독자들은 언론의 의견을 가장 모범답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언론의 잣대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런 만큼의 막중한 역사적 사명감을 의식하고 책임을 지는 언론은 솔직히 그리 많지 않다. 기독교한국신문이 한국교회 앞에 책임있는 위치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아직 그 연조가 현저히 부족하다 할 수 있으나 잠든 한국교회를 깨우는 파수꾼의 역할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점은 분명 바르게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기독교한국신문이 창간 이후 지령 1백호를 맞기까지 걸어온 그 길은 비록 가시밭길이었지만 한국교회와 세상을 향해 나침반처럼 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정진해 온 시간이었기에 평가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일 다수의 언론처럼 단순한 정보 전달과 마구잡이식의 비판 기능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그것에 안주해서는 더 이상 진보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다”라고 말씀하셨다. 한국교회가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하듯 기독교 언론도 한국교회에 소망과 위로를 주어야 한다. 많은 기독언론 매체들이 있지만 기독교한국신문은 날카로운 비판과 동시에 위로와 격려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주님이 사랑하신 세상을 향해 언제나 균형잡힌 시선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독교한국신문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은 이전 보다 더 험한 역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교회와 세상을 향한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때 해가 더할수록 한국교회에 유익한 보도와 비평으로 한국교회를 더욱 건강한 토양위에 바로 세우는 언론이 되어 갈 것이다. 그것이 정보의 홍수시대에 세상을 향한 열린 가슴으로 복음을 전하고 공의와 정직의 씨앗을 심어야 하는 기독언론이 가장 명심해야 할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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