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의 달의 의미는 사랑과 정성으로 일궈내는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가 가정이라는 것을 일깨우고 항상 화목하고 행복하자는 바람을 담고 있다. 매스컴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하고, 외식을 하며,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는 겉으로는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로 나타났다. 그만큼 한국 어린이들은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입시 스트레스'를 꼽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를 외롭고 건강하지 않은 존재로 인식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차세대들이 불행하다는 것은 국가의 운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족'이라는 답 변이었다. 그러나 가족은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노력과 소통은 하지 않은 채 공부만을 강요할 뿐이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의사소통이 가장 잘 안 되고 있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버지는 아들과의 대화가 안 되고 있는 점을 인식하고 아들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식사 중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을 건넨다. "아들아, 너 요즘 몇 등 하니?" 아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고민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위로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는 점수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자연히 대화는 단절된다. 이것이 현실이다.

 저소득 가정 부모들은 자녀 양육과 관련해 '방과후 자녀 방치'(37.5%)에 이어 '문화 활동 부족'(28.4%)을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손꼽고 있다. 한 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놀이공원에 가고 싶어 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은데 집안 사정을 아는지 잘 표현하지 않는걸 보면 가슴 아프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가적 정책으로 문화바우처 제도를 활성화하고 그 대상의 폭을 협의의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뿐만 아니라 광의의 차상위 계층에게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행복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정부는 가족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훈련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매스컴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확산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교회는 이들이 정신적으로 쉼을 얻을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5월 가정의 달에 우리가 특히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들이 바로 사회적 약자들이다. 국민의 눈과 귀가 모두 건강한 가정의 나들이와 놀이문화에 쏠려있는 동안 소외된 이웃의 애환은 유독 5월이면 더욱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때문에 5월이 되면 자녀교육이나 사회와의 소통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과 입양가정, 한 부모 가정, 소년소녀가장 가정, 장애인 가정, 고아원, 양로원, 요양원, 기타 보호시설 등에서 어렵게 지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절실해지는 시기가 된다. 이들이 유독 5월에 상대적 박탈, 상대적 소외감이 더 많이 들 수 있음을 의식하고 뜻깊게 보내는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