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자식을 버리는 비정한 아버지 어머니가 있는가 하면 나이 든 부모를 방치하는 자녀들도 부지기수다. 심지어는 아버지가 아들을, 남편이 아내를,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존속살해까지 급증하고 있다. 사회의 기초이자 사랑의 보금자리여야 할 가정이 왜 이렇게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게 된 것인가.

위기를 겪는 가정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독교 가정이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어찌 보면 가족 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갈등이 전혀 없는 가족관계란 존재할 수도 없다. 적당한 정도의 갈등경험은 오히려 가족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엮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강한 가족관계라면 어느 정도의 갈등은 충분히 처리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가족은 서로 싸우면서 정이 든다고 하기도 한다. 건강한 가정이라면 웬만한 갈등은 거뜬히 소화하고 처리하여 다시금 평화로운 가정상태를 회복해 낸다.

문제는 갈등이 발생하고 나서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여 지속적이고 심각한 갈등상황까지 가는 것이다. 더욱이 갈등 상황이 심각한 갈등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면 그 갈등은 또 다른 갈등을 연쇄적으로 만들어 내게 된다. 고부간의 갈등이 부부간의 갈등으로 발전하고 부부간의 갈등은 자녀에게 투사되면서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으로 비화된다. 이러한 위기가 지속되면서 결국 가정이 해체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핵가족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3대 가족 등 직계가족 비중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혼인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면서 독신과 동거 가정도 크게 늘고, 이혼 증가에 따라 재혼가정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싱글맘, 싱글대디 뿐 아니라 리틀맘 등으로 구성된 ‘한부모 가정(편부모 가정)’, 독거노인 가정, 노인부부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등도 급증하는 추세다.

따라서 이제 더 이상 여유를 부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가정을 세워 주고, 가정을 회복하는 일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다. 무엇보다 교회가 이러한 가정해체와 붕괴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가정이라는 소중한 보금자리를 든든히 세우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가정이야말로 하나님이 세우신 축복의 통로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님은 가정에서 하나님의 창조동산의 신비를 맛보며 살도록 하셨다. 크리스천 가정은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와 보존의 질서를 유지시키는 도구요 방편인 셈이다.

따라서 교회는 크리스천 가정이 건강한 가족관계를 맺으면서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야 한다. 특히 가족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문제에 관하여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도와주어야 한다. 가정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교회를 위해서도 가정을 돕고 지원하는 사역에 투자해야 한다. 성도들의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교회가 건강하고 행복한 교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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