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주일은 전 세계 교회가 함께 지키고 있는 성령강림절이다. 하지만 우리 한국교회는 이 절기의 의미와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맥추절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이다. 해마다 한국 교회는 봄 추수가 거의 끝나는 무렵에 맥추감사절을, 가을 추수가 끝날 무렵에는 추수감사절을 지켜 왔다. 이러한 분류가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개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사용함으로 맥추절에 대한 진정한 의미가 왜곡되어 본래의 의미와는 관계없이 지켜지게 된 것이다.

한국교회에서 일반적으로 맥추절은 전반기 감사절로, 추수감사절은 후반기 감사절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맥추절은 감사절기인 추수감사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절기이다. 개역한글판 성경에는 맥추절, 초실절, 칠칠절 등 세 가지로 기록되어 있다. 그 이유는 유월절 이후 일곱 안식일 이후인 50일째 되는 날에 지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날을 다른 말로 오순절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중에 맥추절이라는 이름은 원래 구약성경이 기록된 히브리어 성경에 나타나는 이름은 아니다. 히브리어 성경에는 우리 개역한글판 성경에 나타난 것처럼 맥추절의 개념은 전혀 없고 직역하면 “첫 열매의 절기”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교회가 맥추절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지게 된 것은 그 번역을 우리나라의 문화적 상황에 맞추어 번역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복음이 전파되고 한글성경이 번역될 때는 1800년대 말부터 1900년대 중반까지였다. 이 당시에 우리나라에 시간적으로 맨 먼저 추수한 것이 밀과 보리였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문자적으로 “첫 열매의 절기”인 초실절을 시간적으로 맨 처음 추수하는 것으로 이해하여 맥추절로 번역하게 된 것이다.

맥추절은 구약시대에 애굽에서 구원해 주시고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 산물을 수확하여 구원의 은혜를 누리게 된 일을 기념하고 감사하면서 드린 절기이다. 이 절기는 신약시대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원사역을 이루시고, 그 구원의 은혜를 믿는 자들에게 적용하고, 누리도록 하기 위하여 성령을 보내어 주신 성령강림절로 성취가 되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이후 50일째 되는 날에 임하신 성령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구원의 은혜를 믿는 자 개인의 삶 속에 적용하시기 위하여 오신 분으로 하나님과 동일하신 분이시다. 구약시대에 맥추절이 애굽에서 구원을 받아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누리게 된 축복을 기념하여 지키듯이, 성령강림절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구원의 은혜를 경험하게 하고 누리도록 하기 위하여 성령을 보내신 날을 기념하여 지키는 날이다. 구약과 신약의 연관성과 구속사의 진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전반기 감사헌금을 하는 날로 지키고 있는 맥추감사절은 반드시 제고되어야 할 절기인 것이다.

24일 주일은 구약의 맥추절에 예표되었던 것이 신약에 성령이 오심으로 성취된 성령강림절이다. 이 날을 한국교회가 바르게 지킬 때 우리 가운데 오신 성령이 어떤 분이시며, 어떤 일을 하시는가에 대하여 올바르게 이해하게 되고 이 기초에 따라 우리들의 믿음생활이 더욱 풍성해 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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