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한민족의 요구에 응답하라

2015년은 광복 70년, 분단 70년, 한국선교 130년이 되는 해이다. 단체와 교회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강단에서도 이와 관련된 설교들이 외쳐지고 있다. 특히 복음으로의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회의 이 같은 모습은 평화적인 민족통일에 대한 의지가 아직까지는 남아 있다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하나 되지 못하는 한국교회는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하나로 통합해서 드리던 부활절연합예배 마저도 연세대학교와 여의도교회로 나뉘어 드렸다. 이마저도 대형교회 중심으로 행사가 준비되고, 치려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한마디로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축제가 아닌 몇몇 대형교회의 주도로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이는 일본 국가주의에 쉽게 굴복하고, 상황에 따라 변하는 한국교회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드러낸 현주소다. 교파주의에 빠져 기득권을 내려놓지를 못하고, 하나 되지를 못하는 한국교회가 과연 남과 북이 하나 되는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라며 되묻는 국민들의 볼멘소리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염원하는 한국교회가 한민족의 요청에 응답하고, 복음을 새롭게 이해하는 동시에 선교의 방향을 수정하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는 문제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한민족의 요청에 응답하지 못했다. 오히려 서양의 기독교정신을 그대로 흡수해 민족적인 요청에 반하는 모습만을 그렸다.

우리나라에서 서양의 기독교 선교는 처음부터 잘못 전해졌고, 잘못 수용되었다. 서양의 기독교는 지배자의 이데올로기로 둔갑해 버렸다. 서양의 기독교가 처음 한국에 들어와 봉건주의적 동면에서 한민족이 깨어 일어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지배자의 문명 이데올로기적 역할 때문에 복음의 본질을 상실해 버려 실패하고 말았다.

이 같은 잘못을 한국교회는 인식하지를 못하고, 지금까지도 여기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서양기독교의 분단이데올로기를 복음의 진리로 잘못 생각하는 잘못을 범했다. 역으로 말하자면 서양의 기독교선교는 한국에서 실패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이 실패를 딛고, 이를 넘어서는 한국기독교의 복음선교를 새롭게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서양기독교의 공헌을 인정하지 말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성서에서 말하고 있는 복음의 진리를 회복, 한민족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교회는 한민족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분단의 아픔을 가슴에 끌어안고 살아온 한민족의 염원인 민족통일을 말하는 것이다.

남북한 갈등 넘어서는 선교 패러다임 제시해야

남북한 선교 주체는 200여개국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
남북한의 화해와 통일은 교회에서 먼저 선행되어야

 
분단 70년, 광복 70년을 맞은 한국교회의 북한선교는 남북한 동포 아니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국민족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남북한선교 주체 바로 한민족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나라 복음은 가진자, 지배자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가난한 자, 눌린 자, 소외된 자, 고난당하는 사람들을 자유케 하는 ‘하나님의 영’의 능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나라의 복음은 한민족을 깨어 일어나게 하고, 분단된 대한민국이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는 자유를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분단 70년, 한국전쟁 65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새로운 선교, 복음 선교의 장은 분단된 한민족의 역사의 현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복음선교의 주체는 분명 한국교회이며, 이것은 한국기독교선교의 새로운 계기를 가져다가 줄 것으로 여겨진다. 분단 70년을 맞는 한국교회 안에서 민족통일을 향한 ‘북한선교’의 중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북한선교는 분단을 넘어서는 새로운 선교를 말하면서도, 지금까지 북한선교의 오류에 대한 비판과 반성을 말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북한이 피선교지가 아닌 남북한 동포 전체를 담은 아니 세계 200여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을 위한 선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선교의 주체가 한민족 전체가 되어야 하며, 이것은 한민족, 아니 세계를 넘어서는 선교로, 한민족 스스로 한민족을 위한 선교이다. 북한이 피선교지라면, 남한도 피선교지이며, 한민족이 발을 붙이고 사는 세계가 모두 피선교지이라는 말이다. 때문에 남북한 아니 세계에서의 하나님 나라 선교의 주체가 바로 한민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순경교수는 자신의 저서 <민족통일과 기독교>(1986년, 한길사)에서 “한국교회가 말하는 북한선교는 북한만이 선교를 필요로 하는 피선교지인 것처럼 들리게 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통일을 위한 ‘한민족의 선교’로 말을 해야 한다. 이 선교의 주체는 한민족 전체이다”면서, “남북한 선교는 하나님의 선교이다. 북한이 피선교지라면, 남한도 피선교지이다. 하나님의 선교에 상응하는 한민족 스스로의 선교이다”고 한민족 선교의 주체가 바로 한민족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인류공동체의 평화는 곧 화해

분단 70년, 6.25사변 65주년을 맞은 한민족은 남북한선교에 있어 극복되어야 할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무신론, 남한의 물신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목표를 한민족의 화해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박순경교수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민족통일을 향한 하나님나라 선교의 주체가 바로 남북한 동포, 아니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남북한 선교를 넘어 세계선교를 향한 새로운 미래를 열기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평화와 화해를 노래하면서, 반통일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한국교회가 분단 70년, 광복 70년, 한국선교 130년을 맞아 상실한 복음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범교회적, 범교단적으로 전혀 보여주지를 못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한국교회는 분단의 중심에서 남북갈등을 부추기며, 반통일적인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북한선교는 한국교회가 침묵을 깨고, 평화와 화해를 노래 할 때 비로써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먼저 한국교회는 민족분단과 국가적 대립관계를 방관하면서 평화와 화해를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민족과 민족들 사이에서 지배와 피지배자 관계, 남자와 여자의 불평등한 관계가 존속하는 한 평화와 화해는 없다는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의 면모를 자세히 살펴보면, 여전히 교회 안에서 남여의 차별, 분열과 갈등이 존속하고 있으며, 기득권을 가진 교회와 교인들은 자신과 교회를 지키기 위해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이것은 거짓 안정이며, 평화이다. 그리고 거짓 화해이다. 여전히 교회 안에서는 보수와 진보, 교인간의 분쟁, 교단간의 갈등, 이웃교회와의 교인쟁탈전, 목회자와 교인간의 분쟁 등등의 모습만이 교인들과 국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말할 수 없다.

분단 70년 6.25전쟁 65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분단으로 상처를 입은 이웃을 위해 일하는 교회로서의 역할을 감당했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물신주의에 빠져 반통일적인 모습을 보여 온 지난 과거를 반성하고, 남북한 동포가 요구하는 하나님나라 선교에 정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남북한 동포의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여는 새로운 선교, 한민족에 의한 남북한 선교, 세계선교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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