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혼은 인생의 꽃이요, 아름다운 일이다. 오랜 준비가 이루어지는 날이요, 사랑의 약속이 맺어지는 날이다. 얼마 전에도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신랑 신부가 주례를 부탁해 왔다. 그들의 내일은 얼마나 좋은 날들인가! 하지만, 아무리 좋은 날이라 하더라도, 하루를 줄이거나 늘일 수는 없다. 밤이 지나야만 아침을 맞이하듯이 기다림의 시간이 채워져야만 그 날이 온다. 그 아름다운 드레스로 장식한 결혼식. 여전히 스물 네 시간으로 끝이 난다. 내 마음대로 행복한 시간이로 직행할 수는 없고, 제멋대로 줄일 수도 늘일 수도 없다. 결국, 좋은 것은 기다려야만 얻을 수 있다.

사람의 일생은 제가 마음먹은 대로 살아지는 게 아니다. 지금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제 뜻대로 살아가고 있는 자는 한사람도 없다. 하나님을 마음에 모시지 않고 사람이 자기 생각대로 무엇을 이루어 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당장 지금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얻을 수가 없다. 누구나 바라고 원하는 바대로 살 수는 없다. 예정한 날이 밝아왔다고 해도, 그 찬란한 새벽이 동터온다고 해도, 당장 예약된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기다려야하고, 준비해야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마음에 원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상처를 입는다. 우리 인간은 원치 않는 사람들과 만나서 뒤엉키면서 살아간다. 사람마다 원하는 바가 있었을 것이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계획한 대로 만사를 다 이루지 못한 채 좌절하고 만다. 사람답게 살고 싶은 열망은 간절하지만, 사람구실을 제대로 하면서 살아가기가 힘든 세상이다.

# 양극화되어가는 사회

무겁고 힘든 짐을 지고서, 각자 다 제 몫에 주어진 일을 하면서 생존하고 있다. 세상 은 여러 가지 소용돌이 속에 흘러가고 있는데, 사람마다 감당하면서 지고 가야하는 짐이 있다. 사람마다 멍에와 짐을 지면서 깊은 내면적 상처를 안게 된다. 갈등과 대립이 있고, 모함과 질투가 작동하면서 내면적인 고통을 갖게 된다. 때로는 욕심이 가득 차서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어찌하든지, 치유와 회복의 하나님께서 내려 주시는 하늘로부터 오는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상처와 아픔을 주고받는 사회구조가 생성되어서, 점점 더 거칠게 대립적이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마다 붙잡고 물어보면, 한결같이 먹고살기가 힘들고 어렵다는 하소연을 털어놓는다. 안식과 휴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만 간다. 목욕탕이나 찜질방이나 사우나 시설에서 잠시라도 노곤한 몸을 풀어보려고 한다.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찜질방이나 사우나 시설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뉴욕에 한국인이 만들어 놓은 사우나 시설에는 핀란드 사람, 러시아 사람, 유대인들로 가득하다. 세상살이가 고단하여 잠시라도 휴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은 찜질방이나 사우나에 찾아와서 생활에 지친 몸을 위해서 활력을 얻으려 한다. 하지만, 이런 사우나 시설이나 안마를 받는 것은 일시적인 위안이요, 일시적인 힐링이다. 의식주 해결을 위해 힘겨운 인생을 살아가는 세대는 넘어가야할 장애물들이 많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난한 자가 살아가는 데 더욱 힘이 드는 일들이 많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을 “양극화 현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살고자 발버둥치는 사람들이 온종일 노력과 수고를 다하는데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안쓰럽지만 마치 쳇바퀴를 열심히 굴리고 있는 다람쥐와 같다. 사회구조적인 면에서 볼 때,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는 점은 최대 강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나온 현대 사회분석을 보면, 1960년대부터 사회혁명이 일어났다고 지적하였다. 뉴욕에 있는 콜롬비아 대학교 챨스 머레이 교수는 인종이나, 종족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사회 계층으로 나뉘고 있는 미국 백인 사회의 현상을 비교해 제시했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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