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동질화 지수 가늠키 어려워…단절된 상태 끊는 게 급선무
한국정부가 중장기 로드맵 갖고 통일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 정부, 학계, 교계 통일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대안을 모색했다.
정부, 학계, 교계 통일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다각적인 대안을 모색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남북교회협력위원회(위원장 임은빈 목사)는 한반도화해평화 통일포럼을 3일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광복 70년, 분단을 넘어 미래로, 통일로’란 주제로 갖고, 남북한의 분단 현실이 남북한 당국자나 주변강대국이 아닌 한국교회에 더 무거운 책임이 있음을 고백했다. 또한 남북이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분열된 담을 허고, 사랑으로 하나 되는 공동체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역할과 태도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국민의례로 시작된 이날 의전행사는 박위근 목사(한교연 증경대표회장)의 사회로 양병희 대표회장의 환영사, 임은빈 남북교회협력위원장의 대회사, 황용대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의 축사, 장차남 목사(예장 합동 증경총회장)와 전용재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의 격려사 등으로 진행됐다.

양병희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는 지난 70년간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해 왔으나, 막상 현실로 닥친다고 했을 때 구체적인 준비는 매우 더디고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70년간 서로 나뉘어지냈던 형제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제도적, 이념적 통일에 앞서 사람의 통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회장은 또 독일 통일의 주역 빌리브란트 수상이 주창한 동방정책이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서로를 인정하고 다른 체제도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이라며, “남북한도 서로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상호 접촉과 교류를 늘려 먼저 사람간의 통일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임은빈 남북교회협력위원장은 “전쟁의 포성이 그친지 6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땅의 평화는 여전히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평화통일은 하나님의 뜻이며 역사의 대세로 독일교회가 그리했던 것처럼 한국교회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반도평화통일포럼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다각적 대안모색에 대한 발제를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
2부 강연 시간에는 조성기 목사(숭실대 통일리더십연수원장)가 좌장으로 황부기 차관(통일부)의 주제강연과 한헌수 박사(숭실대 총장), 윤영관 박사(서울대교수, 전 외교통상부장관),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평통기연 상임대표)의 발제,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전개됐다.

먼저 황부기 차관이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본 박근혜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해 구도적으로 남북관계가 쉽지 않은 부분을 설명하고, “북한이 아직도 김정은 체제 공고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김정은 체제가 북한 내부 문제에 집중해야 할 수요가 높을수록 남북관계에 전향적으로 나오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천안함, 연평도 등 여러 차례의 도발로 인해 국민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면서, “5.24 조치이후 5년이 지났음에도 해제 여부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은 팽팽히 맞서는 등 남북관계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근 청소년들이 학력이 올라갈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어 문제”라면서, “청소년들의 올바른 통일교육과 함께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개선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헌수 박사는 ‘통일한국!, 한국교회 일치의 열매’란 주제발제를 통해 꿈을 잃어버린 다음세대에게 새로운 비전으로 통일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박사는 통일의 의미에 대해 “통일은 여럿이 하나가 되고, 어느 한쪽을 위한 것이 아닌 모든 주체를 위한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이와 함께 널리 유익하게 하는 것이자 사랑과 희생의 열매”라고 설명했다.

또 남과 북이 동질화 지수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있음을 경고하고, 어떠한 방법이라도 단절된 상태를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교회는 북한을 동포애와 선교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교회를 중심으로 통일을 위한 기도, 통일한국의 시대정신 구현, 시대정신의 구현을 위한 실천이 이뤄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 박사는 △다음세대가 이 역사를 감당할 사명을 갖도록 △통일한국이 복음으로 일류국가가 되도록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주인공 나라가 되도록 통일시대를 이끌어갈 리더를 교육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 정부, 학계, 교계 통일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대안을 모색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윤영관 박사는 21세기 국제정치질서와 한반도의 평화통일전략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윤 박사는 “한반도 주변 국제환경에는 분단지속을 향한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어, 통일을 위한다면 이를 극복할만한 남북 간의 통합을 향한 내부적 구심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제 지정학보다 지경학적 접근을 강화하고, 성공적 외교와 대북정책을 위한 국내정치적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정부의 주도적인 자세가 긴요하다고 밝히고 “지금 현재 미국, 중국 등 어느 주변국도 한반도 문제를 주도해 풀어나갈 국가가 없고, 지난 10여년 간 진보, 보수 정부의 대북정책을 국민들은 지켜보고 평가했고 중도적, 실용적, 합리적 대북정책 방향으로 국론이 수렴하고 있다”면서, “한국정부가 중장기 로드맵과 전략을 가지고 주변국과의 협조 하에 북한문제 해결을 주도해 나가야 하며 지금이 그 적기”라고 판단했다.

‘한국교회: 한반도 화해·평화·통일 어떻게 준비할까?’란 주제로 발제한 박종화 목사는 한국교회의 통일열정을 키우고, 독일통일에 기여한 독일교회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목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평화목회’ 추구를 강조했다.

박 목사는 “남한의 교회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선교와 봉사의 차원에서 북한교회와 손잡고 동역하는 일도 단순히 교회상호간의 차원을 넘어 정부당국을 비롯한 사회전반의 상화관계와 밀접히 관계되어 있고, 동시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세계 여러 기독교 관련 기구들과의 상관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게 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남한의 교회들이 스스로 어떤 비전과 결단을 가지며 동시에 북의 파트너 교회와 어떻게 공역하기로 결단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회는 ‘평화목회’ 속에 남북한의 안정과 복리만이 아니라 동북아 내지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복리를 담아내야 한다”면서, “그것이 바로 평화를 위해 일하는 자로 부름 받고, 보냄 받은 교회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피력했다.

더불어 “설령 정부 당국끼리 부정적 대결과 갈등의 상황에서라도 인도주의적 지원은 ‘단절 속의 연속’의 모습으로 지속되어야 한다”면서, “선한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에 나오듯이 강도만난 동포를 돕되, 이념과 교조주의에 충실한 레위사람이나 제사장처럼 ‘체제가 싫기 때문에 골치 아파’하며 도피하지 말고, 선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체제갈등에도 불구하고 ‘희생당한 동포의 사정이 너무도 가슴아파’하며 선을 베푸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