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1984년 이후 개신교인 1천만명이 교회를 떠났다는 통계가 있다. 28년동안 한국교회의 교인 1천만명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종교을 갖지 않은 사람이 교인이 되었고, 불교 등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 분명한 것은 개신교의 교인들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것이며, 다수의 지식인들과 의식을 가진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통계이다. 한국기독교가 이웃종교에 비교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통계이기도 하다

1997년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불교, 천주교, 기독교에서 개종한 사람들 중 58,4%가 기독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주교는 9.6%, 불교는 32.8%였다. 이 수치는 1984년 불교 31.2%, 천주교 11.4%, 개신교 47.5%에 비교하면 10% 늘어난 수치이다. 한마디로 개신교에서 타종교로의 개종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조사에서 종교를 가졌다가 비종교인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도, 기독교인이 63.9%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불교인은 24.1%, 천주교인은 16.4%에 불과했다. 이같은 조사는 개신교인들이 자기종교에 대해서 가장 불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주교인이 자기 종교에 대해서 가장 신뢰하고 있음을 짐작케하는 조사이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종교인구가 감소하는 원인에 대해 여가문화의 발달, 경제성장, 종교의 사회적 신뢰성 상실 등 종교의 외적인 문제만을 말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교인 이탈은 이러한 외적인 요인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없다. 불교인 또는 천주교인은 개신교인와 똑같은 상황에서 종교의 이탈이 많지 않은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개신교인들의 교회이탈의 문제는 오히려 교회 내적 요인인 복음의 가르침과 종교개혁의 전통에서 이탈함으로써, 개신교의 정체성 상실과 사회적 신뢰성 상실이라는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도 기독교인 스스로 기독교인이기를 포기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한국교회의 교인감소는 마이너스 재정을 불러 왔고, 해외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이 귀국의 길에 오르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교인들이 떠난 자리와 마이너스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교인쟁탈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사회적 지원을 끊으면서,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이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또한 한국교회 성장의 모토인 작은 교회들이 대형교회에 흡수되는 현상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자본주의의 경쟁논리에 따른 교회성장, 승리주의 배후의 맘몬주의의 정체가 그대로 들어나는 결과도 가져왔다. 이러한 잘못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한국 개신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 또한 종교개혁의 전통에 따라 늘 자기를 개혁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또 종말론적으로 다가오는 하나님나라를 이 세상에 건설하기 위해서 일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한국교회는 이 세상에서 인류의 평화와 구원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하나님의 나라는 개별적인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 육신의 통전적 구원, 즉 세계 안에서 평화를 일구며,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길만이 개신교의 왜곡된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 하나님의 나라를 펼칠 수 있다는 사실 앞에 그리스도인 모두는 겸허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수용하는 마음자세를 지녀야 한다.

인천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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