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평화’와 ‘통일’이다. 한국교회도 광복70년, 분단 70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이미 2015 평화통일대회 준비위원회가 주최한 평화통일대회가 정관계 인사 및 기독교, 불교 등 종교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오는 9일에는 한국교회 평화통일기도회를 개최한다.

이러한 통일운동과 평화운동은 대회의 선언에 머문 채,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를 못하고 있다는데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한마디로 통일과 평화를 외쳤을 뿐, 평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무기력 했다. 한국교회가 강단과 대중 집회에서 외쳤던 평화와 통일은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사회적 공신력을 상실한 결과라는데 이의가 없다. 쉽게 말해서 어제 반공궐기대회에 앞장섰던 인사들이 하루아침에 평화주의자가 되어 나타나 평화통일운동의 행사를 주도하고, 교회 안에서 북한체제를 비판하던 한국교회의 소위 ‘로열패밀리’를 중심으로 한 평화통일운동이 전개되면서, 몇몇 대형교회를 제외한 한국교회와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으면서, 한국교회의 민족적 죄악상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사실 일본 제국주의 아래서 선교사들은 정교분리를 내세워 국적 없는 그리스도인을 만들어 냈고, 그들은 민족적인 문제에 대해 도피적인 태도를 취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민족의 운명에 책임 있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를 못했다.

오히려 일본의 국가주의에 쉽게 굴복, 신사참배에 적극 참여하는 배교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일본제국주의에 적극 협력하며, 온갖 혜택을 누렸다. 이 같은 악행은 오늘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김일성의 3대 세습은 비판하면서, 정작 한국교회 안에서 담임목사의 세습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직계세습이 구설수에 오를 것 같으면, 교묘하게 변칙세습의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한국교회가 분단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결자해지’라는 말처럼 분단극복의 중심에 한국교회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한국교회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분단극복을 위해서 노력하기는커녕, 분단을 고착화시키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도맡고 있다. 이것은 이들 목회자들로부터 설교를 들은 교인들에게도 그대로 영향을 주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민족의 아픔이며, 민족의 소원인 ‘평화’와 ‘통일’문제를 몰각한 채, 교인들에게 축복만을 강조하며, 맘몬과 바벨을 노래해 왔다.

더욱이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비춰져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있으며, 통일과 평화를 노래하던 일부 교회들마저도 정쟁에 휩싸여 분열과 갈등을 일삼고 있다. 한국교회를 향해 ‘범죄 집단’, 종로5가를 ‘범죄자의 소굴’이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한국교회가 ‘평화’와 ‘통일’을 노래할 수 있는가(?) 국민들은 묻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교회부터 평화를 찾고, 하나가 되라”고 비아냥거리는 말도 거침없이 내 뱉는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는 먼저 일본제국주의 아래서 배교한 범죄에 대한 잘못과 분단의 중심에 섰던 잘못을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평화를 위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실천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6월과 8월을 기점으로 열리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행사는, 국민적, 교회적 행사라기보다는 몇 명으로 구성된 ‘로열패밀리’ 또는 공룡교단 몇 명을 위한 행사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로열패밀리’의 주변을 맴도는 몇 명의 정치꾼들을 위한 행사였다. 그렇다보니 여기에서 나온 헌금을 비롯한 교회의 부담금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평화와 통일을 거창하게 내세운 행사의 대부분은 내로라하는 한국교회 몇 명의 지도자들 이름만을 알리는 명분 없는 평화통일운동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 전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드린 남북조찬기도회 역시 모아진 헌금과 후원금이 수년째 공개되지를 않으면서, 한사람을 위한 행사라는 말이 회자되기 시작했으며, 광복70년 한국교회 평화통일기도회 역시 대형교회 목사 몇 명의 축제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세계교회가 세계분열의 중심에 섰다가 세계평화의 중심이 되었듯이, 한국교회도 분단의 중심에 있었던 지난 과거의 잘못을 회개하고,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전 한국교회와 국민들에게 평화와 통일을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는 교회로 변화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