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후원회는 지난 11일 원로 목사 20여명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위치한 강원도 철원제일교회(담임 이상욱 목사)를 방문, ‘복음통일’ ‘남북통일’ ‘평화통일’을 외치며 기도했다.

20여명의 방문단은 김진옥 목사(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후원회 상임회장)의 사회, 한은수 감독(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후원회 총재)의 설교, 최병두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 박정근 목사(기하성 증경총회장), 이상형 사관(전국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의 특별기도, 이상모 목사(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명예회장)의 축도로 예배를 드렸다.

한은수 감독은 ‘오직 주께 영광’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지은 죄를 회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일제 통치와 6.25전쟁을 겪은 고난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와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으로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욱 목사(철원제일감리교회 담임)가 유적지에 대해 설명했으며, 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후원회에서는 이상욱 목사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후 유적지 현장에서 기도회 등의 순서를 가졌다.

원로목회자들은 기도회를 통해 이 민족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한 민족이 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교회마다 거룩함을 회복하고 전도의 열정이 충만한 교회가 되기를 기원했다.

“복음통일” “남북통일” “평화통일”을 몇 번이고 외쳤다. 태극기를 흔들며 통성기도를 드렸다. 무너진 교회 벽에 손을 얹고 부르짖는 노 목사의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간구하는 원로목사들의 기도는 무더위까지 날려 버렸다.

광복70년, 분단70년을 맞이해 방문한 철원제일교회는 2002년 근대문화유산 제23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무너진 교회가 문화유산으로 보존되는 이유는 이곳이 3.1운동의 역사성을 지니고 6.25전쟁 당시 기독 청년들의 반공투쟁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새로 지어진 현대식 교회 옆에 위치한 옛 교회터는 마치 잘려진 한반도의 허리처럼 흉물스런 기둥과 벽면은 6·25전쟁 당시 폭격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한민족 분단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폐허로 남은 교회터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그런 무언의 감동과 의미를 전하고 있다.

김진옥 목사는 “순교자의 믿음을 본받아 영혼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며 평화통일을 위해 꾸준히 기도하는 믿음의 본을 보이며 살기를 바란다”며 “제가 먼저 실천하며 찜통더위에 흘리는 땀방울 보다 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부르짖겠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후원회 대표회장 이주태 장로는 “오늘 예배의 의미는 남북 분단의 아픔을 이해하는 데 있다”며 “한국교회의 순교신앙이 예전 같지 않지만, 그럴수록 선배목사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철원제일교회는 선교와 애국운동의 중심지였다. 1919년 당시 박연서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3.1만세운동을 일으켰다. 항일단체인 ‘철원애국단’을 조직해 국내 독립운동 상황을 상하이 임시정부에 보고했다. 이 단체는 단원 23명이 일본 경찰에 체포돼 1920년 해산되고 말았다. 해방 후 공산치하에서 이 교회 청년들은 활발하게 반공투쟁을 전개했다. 6.25전쟁 때는 인민군 병동으로 이용됐고 지하 기도처는 주민들이 학살된 곳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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