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총회 사무총장이며 통합 총회 연금재단의 당연직 이사인 이홍정 목사가 얼마 전 교단지에 기고한 글에서 고금리 대부업 파문이 불거진 ‘연금재단 기금운영’에 대해 작심하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사무총장은 이 글에서 “연금이 천민자본주의 탐욕의 덫에 걸렸고, 만약 이번에 보도된 내용이 작금의 연금재단 기금 운용 실태의 일부라고 한다면 우리는 하나님과 교회와 사회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 연금재단 고리대부업 파문은 지난 7월 30일 서울 수서경찰서가 연금재단 재정을 이용해 수천억 원 규모의 대출을 성사시킨 불법 대부중개업자 박모 씨를 무등록대부중개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하면서 그 정황이 드러났다. 모 일간지가 연금재단이 불법 브로커 박 씨를 통해 지난 2012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4차례에 걸쳐 9개 업체에 무려 1,600억여 원을 대출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통합총회 연금재단이 그동안 대부분 신용도가 낮아 1·2금융권에서 대출이 힘든 카지노 업체와 건설사 등에 연이율 30%에 달하는 고금리로 ‘대출 장사’를 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예장 통합 총회장 정영택 목사까지 나서 긴급성명서를 발표하고 “보도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런 부끄러운 일로 연금재단이 도마위에 오른 것에 대해 교단을 대표하여 석고대죄하는 심정”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정 총회장은 “총회는 연금재단을 지키고 육성하여 교역자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데 쓰임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있을 수 없음을 밝힌다”며 “진실이 밝혀져서 필요하다면, 일벌백계는 물론 재발방지와 연금재단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금재단측은 ‘1,600억여 원 고금리 대출 장사’ 파문과 관련해 “원금에는 전혀 손실이 없으며, 30% 이상의 고리대금으로 대부를 해준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연금재단 측은 “모 일간지를 통해 보도된 악의적 내용은 연금재단을 음해하려는 세력들이 관련된 것이고, 재단에 확인하고 보도한 것이 아니”라며 “연금재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재단의 건전한 투자에 대해 불법이 있는 듯 보도하게 함으로써 연금재단 이사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붕괴시키려는 과거 기존 세력들과 결합한 일부 사람들이 만들어 낸 내용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통합총회 연금재단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고 꿩 잡는 게 매라고 3천6백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기금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해마다 온갖 잡음과 법정 송사가 잇따랐다. 더구나 지금의 재단이사회는 몇 년 전 총회 석상에서 마치 어마어마한 폭탄이라도 터질 것처럼 모든 언론사 취재기자들의 눈과 귀를 꽁꽁 걸어 잠그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후 자정과 개혁을 기치로 새롭게 출범한 바로 그 이사회가 아니던가. 그런데도 임기 만료된 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4인의 이사들이 물러나기를 거부하고 총회 임원회와 대립각을 세워가며 벌인 일들이 고작 고리대금 대부업체 및 카지노업체와의 거래였다니 이건 실망을 넘어 장자교단을 자처하는 예장 통합 역사에 길이 남을 빨간 줄이 아닐 수 없다.

연금은 목회자들의 은퇴와 노후를 대비한 그야말로 최후 생계 수단이다. 그런 목회자들의 노후를 담보로 교단의 기관이 마치 카지노놀음 같은 짓을 벌였다니 참 기가 찰 노릇이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적어도 기독교 교단에 소속된 재단이 지켜야 할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넘어 한국교회에 누가 된 것에 대해서는 구차한 변명 없이 진솔하게 사과하고 환골탈태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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