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목회자에 대한 ‘윤리지침안’이 마련된다는데 환영의 뜻을 전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윤리성과 도덕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아야 하는 목회자에 대한 ‘윤리지침안’ 마련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점에서 애석한 마음도 있다. 그동안 미혼모들의 자조모임을 만들어 이들의 윤택한 삶을 지원해온 필자로서는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다.

그것은 분명 역으로 말하면 목회자들의 가장 큰 덕목인 ‘윤리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진 목회자들의 윤리적 타락은 한마디로 땅에 떨어졌다. 무엇보다도 젊은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교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떨어져 숨진 사건, 부임하는 임지마다에서 교인들과의 불륜, 중고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목회자의 타락 등등은 한마디로 한국교회 목회자의 윤리성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다.

이밖에도 목회자의 재정비리, 명예훼손, 보이스피싱 사기사건 연루, 비자금 조성, 주차시비로 칼을 휘두른 목사 등등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역행하는 것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목회자의 부도덕하고,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세상 사람들이, 세상을 걱정해야 할 교회를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목회자와 교회의 윤리적인 문제들은 세상 언론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목회자의 부인이며, 대학의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상담학을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 서글프다. ‘윤리’와 ‘도덕’을 덕목으로 하는 목회자들이 왜! 여기까지 왔는가(?)에 대해 나 자신에게 묻고, 의문을 가져본다.

분명한 것은, 윤리지침을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그 동안 목회자들의 부도덕함을 자인하는 꼴이 됐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최소한의 양심적 장치를 만들겠다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 부모 자조모임에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 땅에서 짐승 같은 인간들이 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며 나 자신에게 물어 왔다.

한 부모들 중에서도 인간의 윤리적 타락으로 인해 성폭행을 당해 아이를 낳아 혼자의 힘으로 양육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분명한 것은 목회자들이 ‘영적’이란 이름으로 성폭행한 아이들 역시 누구인가의 귀여운 딸이며, 교인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에게 목회자는 ‘악마’이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종이 아니다.

이 같은 일로 인해 목회자의 윤리적인 문제가 강하게 제기되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은 헌법에 ‘교인의 윤리’를 삽입하는 내용을 신문지상을 통해 공고했다. 내용은 부부간의 낙태 절대금지, 자녀들의 학대 및 구타 엄격 금지, 동성 간 결혼 금지, 교회 제직 및 직원이 성경에 위배되는 윤리적 타락 등 발견 시 출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에 응답하는 경제정의 실천을 위해 노력, 모든 폭력과 전쟁, 그리고 증오에 대해 저항하는 비폭력 평화의 삶 추구 등의 내용을 담아 한국교회의 희망으로 다가온다.

양교단의 목회자 윤리지침안과 교인윤리 지침은 목회자와 교인들의 부패와 타락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한국교회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절박함에서 나왔다는데, 그래도 한국교회의 희망을 본다. 또한 한부모 자조모임을 이끌면서, 대학 강단에서 상담학을 강의하는 목회자 부인의 한사람으로서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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