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기장 선교교육원 부지 유력, 예산 400억원 소요

한국기독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교회협)가 추진해온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의 전체적인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교회협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이영훈 목사)는 지난 15일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설립을 위한 최종 연구발표회’를 개최했다.

기독교역사관 건립 추진은 지난 2011년 제59회 교회협 제3차 실행위원회에서 김영주 총무가 한국 기독교 역사의 재조명 및 신앙의 전승 등을 위해 제안한 데서 비롯됐다. 이후 추진위가 조직돼 건립을 위한 회의 및 공청회 등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오다, 이날 최종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이날 발표는 추진위 서기 김광준 신부(대한성공회)가 맡았다. 김 신부는 기독교역사관 건립의 의의와 진행 과정, 기독교역사관의 활용방안, 향후 건립 계획 등을 발표했다.

김 신부의 발표에 따르면 기독교역사관은 현재 전국에 산재돼 있는 기독교 관련 기록물과 사적, 유물 및 유산을 전시하고 보존 및 관리하게 된다. 이를 위해 추진위는 기독교역사관을 각종 유물을 보관 및 전시할 수 있는 수장고와 전시실, 아카이브 등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역사문화관은 완공 후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독교인뿐 아니라 일반인에게 한국 기독교의 역사와 관련된 시청각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상설전시는 한국교회의 복음 수용과 교회 설립, 다양한 선교활동 및 부흥운동 등을 주제로 한 시청각 자료와 동영상이 주 내용이 될 전망이다.

김 신부는 “기독교역사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물이다. 어떤 유물을 어떻게 관리하고 보존하느냐가 결국은 기관의 위상을 자리매김해 준다”며 “그러나 박물관이나 아카이브에 소장하는 유물은 그 재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기에 그에 따른 별도의 관리 및 보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독교역사관은 단순 박물관이 아닌 전국에 산재한 기독교계 박물관과 유적들을 관리하는 하나의 허브형 ‘네트워크 박물관’의 형태를 가질 예정이다.

추진위는 “이는 기독교 사설 박물관의 특성을 감안한 운영 체제”라며 “지역별로 오래된 교회, 전시관 혹은 소규모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으나 대부분 영세한 규모다. 네트워크 박물관을 개설할 경우 기존의 전시관이나 박물관의 운영상 어려움 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추진위에 따르면 기독교역사관은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로(충정로)에 위치한 서대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 선교교육원 부지에 대지면적 3천3백㎡, 지상 4층, 지하 3층 규모로 세워질 예정이다. 기독교역사관이 세워지면 기장이 해당 건물을 소유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기장 선교교육원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부지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향후 건립 부지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추진위는 건물 설계를 올해 안에 끝내고 내년부터 건축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예산은 공사비와 아카이브 구축, 기타 부대비용을 합해 약 4백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추진위는 관련 예산 중 일부를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추진위는 이번 기독교역사관에 대해 “한국 기독교가 한국사회에 끼친 공과를 공정하게 인식시켜 한국교회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며 “또 역사를 성찰함으로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 산앙양태의 성숙을 가져오며, 이를 후대에 전승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역사문화관설립추진위원장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사업 설명에서 “역사관 건립은 단순히 건물을 세우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다”며 “사료 보관은 물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데까지 역사관의 역할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역사관 건립을 통해 한국교회가 새로운 에큐메니컬운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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