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 자살율과 우울증의 가파른 상승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스스로 결정하거나 판단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다. 현재 직면한 현실 속의 모습에 있어서 기쁨과 즐거움이 없다. 대부분이 자신의 경제적인 형편에 대해서, 또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불만스럽다. 거울 앞에서, 혹은 체중계를 내려오면서, 나의 신체적인 모습에 대해서도 행복감이 없다.

2014년 늦가을에 모욕적인 언사에 시달리던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가 자살을 했다. 부자들이 사는 아파트에서 모욕적인 천대를 받고 모멸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군대에서도 구타를 당한 병사들이 자살을 한다. 시험성적에 비관하던 학생들도 허우적거린다. 사업에 실패하거나, 빚에 시달린 가족들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한국사회에는 극단적인 우울증이 최근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살사건도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연령층이 따로 없다. 심지어 65세 이상의 노인부부가 이혼하는 사례가 급증하더니 2014년 한 해에 3만 건을 넘어섰다. 불행한 일에 휩싸는 일이 많아졌다. 이제 우울증은 한국 성인층의 대표적인 질병이 되었다. 2014년 4월 14일, 매일 경제 신문의 모바일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한국 성인 가운데 44.2%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문적인 판단기준으로 볼 때,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 되는 사람들을 통계로 한 것이다. 우울한 심적 상태를 가진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돈 많고 출세한 사람이 더 많다고 보도했다.

우울증은 치명적이기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현대인들의 우울증이 암이나 치매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암은 생존율이 높고, 말기 암환자의 경우에는 차분히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우울증 환자들은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우울한 처지를 더욱 비관적으로 느끼게 되어 자살 위험이 높아진다.

필자의 어머님도 치매에 시달리셨는데, 미국에서 오래 동안 집안에 혼자 계시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울증을 앓았던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홀로 지내는 분들은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한국에서는 해가 갈수록 노년증과 빈곤층이 누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빈곤층에서 우울 증세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빈곤층의 우울증 심화는 필연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빈곤층이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를 찾는 일은 극히 드물다. 빈곤층에 대한 배려와 관심은 거의 방치돼 있는 수준이다.

필자의 생애에서 가장 깊은 관계를 맺어온 분은 부모님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하늘 보다 넓고, 바다보다 깊다고 표현한다. 측량할 수 없는 아가페 (사랑)이다. 부모님의 돌보심으로 인해 무한정한 격려와 위로를 얻은 필자는 하나님의 사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는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분이며, 학업에 열정을 갖도록 격려와 도움을 주시고 지켜봐 주셨다. 결국 어머님은 병세가 악화되어서 힘든 고통을 겪으시다가 팔십 가까운 삶을 마치시고 하늘나라로 부름을 받으셨다. 그러나 나는 과연 일생동안 어머님의 사랑과 희생에 근거해서 살아오면서, 그분의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어머님의 병간호로 인해서 내 일상생활의 혼란에서 오는 고통보다는 어머님 자신이 겪는 내면의 고충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병으로 인해서 어머님의 기억력 감퇴와 증상으로 힘없이 “아무것도 재미없어.” 하시면서 인생의 허무함과 절망감을 느끼셨다. 필자의 모친은 오랫동안 질병을 앓아오면서 서서히 소진해 갔다. 보행 장애에다가, 청각장애 2급, 고혈압과 우울증, 결국 노년에는 몸의 여러 곳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서 많은 고통을 겪어오셨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는 연로하신 분이지만 척추 협착증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병을 치료하느라고 전신 마취와 수혈, 장시간의 수술을 했던 것이 급속한 치매와 기력 쇠퇴로 이어졌다.

소득 수준이나, 삶의 외적인 환경에 따라서가 아니라, 전 연령에서 우울증 발병이 보편화 되고 있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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