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부터 보름간 ‘2015 인구주택총조사’가 실시되었다. 통계청에서 주관하여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10년 주기로 국민들의 종교생활 유형을 조사항목에 포함시키고 있다. 종교인구는 1985년과 1995년에 이어 지난 2005년도에 세 번째로 전국적인 조사가 실시되었다. 이번 조사 결과도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종교인구 변화를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인 지난 2005년 인구센서스에서 나타난 종교 유형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인구 중 불교인구가 22.8%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뒤이어 개신교 18.3%, 천주교 10.9% 순이었다. 불교인구수는 1995년 10,321,000명에서 2005년 10,726,000명으로 약 405,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개신교는 1995년 8,760,000 명에서 2005년 8,616,000명으로 오히려 144,000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천주교의 경우 2,951,000명에서 5,146,000명으로 무려 2,195,000명이나 증가한 것과 대조되었다.

과연 10년이 지난 현재의 상황은 어떨까. 기독교인 수가 조금이라도 증가했을 것이라는 결과를 기대하기란 솔직히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오히려 얼마나 떨어졌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만약 통계가 기독교인 수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올 경우 한국교회에 미치게 될 충격파는 수치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선교 130년을 맞은 한국교회의 진로에 대한 대대적인 괘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인구센서스를 앞두고 올 초에 갤럽이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10년 새 종교인구는 54%에서 50%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이탈이 20대에서 나타나고 있다. 20대는 10년 전 45%가 종교를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31%로 급감했다. 종교별로는 불교가 가장 많이 감소했고 기독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종교인구의 감소는 젊은층, 소위 2030세대의 이탈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우리 사회 변화에 민감한 젊은 층과 고학력층을 중심으로 종교적 가치보다 세속적 가치를 우선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교회는 앞으로 젊은 층은 계속 줄어들고 기존 교인들이 고령화되면서 지금의 현상 유지도 어려워지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20세기 최고의 공상과학(SF)작가로 손꼽히는 아이작 아시모프는 미래세계를 종교로부터 해방된 사회로 그렸다. 과학적 지식이 넓고 깊어질수록 종교가 설 땅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아시모프의 생각에 동조하는 이들은 과학발전과 교육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사회의 세속화 경향에 주목한다.

물론 이 같은 의견에 다 동조하지는 않는다. 종교란 사람들이 무지몽매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비과학적 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전공학으로 복제 개, 복제 양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었어도 진리라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믿음의 확장이 중단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정보화 사회에도 종교만은 건재할 것이라고 큰소리치다가는 큰 코 다칠 일이 곧 닥칠 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수 세기 찬란했던 기독교역사를 통째로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바꿔버린 유럽교회에서 보듯이 오늘도 밤하늘을 밝히는 한국교회의 수많은 십자가 불빛이 어둠속에 묻히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떠나간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교회로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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