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64회 정기총회 광경.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이하 NCCK) 제64회 정기총회를 통해 복귀했다. 하지만 예장 통합측의 요청으로 마련한 헌장 개정안이 논란 끝에 부결되면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임 회장에는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동춘 목사가 선임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23일 서울복음교회에서 제64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는 지난해 총회 현장에서 총무 선출 문제로 퇴장한 후 NCCK 공식 행사에 불참했던 예장 통합측 총대들이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예배 성찬식을 집례한 예장통합 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저희 교단과 NCCK의 관계에 불화가 있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교단과 NCCK 회원 여러분이 서운한 감정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화해하며 하나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NCCK 제도개혁을 위한 헌장개정안’이 상정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이 헌장개정안은 NCCK 개혁에 대한 예장통합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제도개혁특별위원회와 교단 총무 간 회의 등을 거쳐 실행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마련된 것. 이 헌장개정안을 두고 격한 찬반논란이 벌어졌다.

헌장개정안에는 총무 임기를 4년 중임제에서 5년 단임제로 바꾸고 정년 도달 전 임기를 종료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총무 선임은 가급적 교단순환제로 하며 필요한 사항은 헌장 세칙에 별도로 정하도록 했다. 이 밖에 임원회를 신설하고, 기존 회원교단 총무회의에 대한기독교서회 등 회원연합기관 대표도 포함시키도록 했다.

이 헌장개정안에 대해 한 대의원은 “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개정안은 80여년간 총무중심제로 운영돼온 NCCK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임원회를 만들어서 정기실행위 사이마다 모이고 회장이 필요시 임시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고 하면 각 교단 총무와 국장들은 유명무실하게 된다. 총무와 각 위원회가 어떻게 일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의원은 “‘가급적 교단순환제’라는 것이 감리교, 통합, 기장 외에 6개 교단은 하나로 뭉뚱그려서 한 번 기회를 준다는 이야기가 제도개선위에서 나왔다고 한다. 교단간의 화합, NCCK 발전과는 전혀 다른 혼란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안을 통과시킬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장시간 논란이 계속되자 회장 이동춘 목사는 하나씩 축조심의하자고 제안했으나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하자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결국 표결에 부쳐졌고, 결국 재적 139명 중 찬성 64표 반대 74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헌장 개정안은 재적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헌장개정안이 부결되자 일각에서는 예장 통합측의 복귀가 또 다시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헌장개정안 통과가 사실상 예장통합측의 복귀 조건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장통합 이홍정 사무총장은 부결 직후 “헌장개정위가 부의한 안건은 통과되지 못했으나 제도 개선의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회기에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위원회가 재구성되어 많은 이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고 대의원들은 이를 박수로 받아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분위기다.

신임회장에는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동춘 목사가 선임됐다.

이동춘 목사는 “회원교단의 총대들과 더불어 NCCK가 한국교회와 한국을 바로 세워 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안으로는 서로 협력하고 말로만 평화가 아닌 진짜 평화의 1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밖으로는 한국교회의 중심에 서서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며 백성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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